"단순 실수인줄" "북한 대통령이냐" 질타… 보도국장 보직해임했지만 '앙금' 여전
  • ▲ 10일 오후 연합뉴스TV '뉴스워치'에서 문재인 대통령 사진 앞에 북한 인공기가 배치된 채로 송출되고 있는 장면. ⓒ연합뉴스
    ▲ 10일 오후 연합뉴스TV '뉴스워치'에서 문재인 대통령 사진 앞에 북한 인공기가 배치된 채로 송출되고 있는 장면.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소식을 전하던 연합뉴스TV가 문 대통령 사진에 북한 인공기를 붙인 영상을 내보낸 데 대해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오후 성명을 내고 "방송국만 탓할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이런 일이 생겼겠나"라며 "실수인지 고의인지도 헷갈린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을 '대표해' 방미한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북한방송에서 김정은 앞에 태극기를 걸어놨으면 어떻게 됐겠나"라며 "청와대는 가짜뉴스에 강력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번엔 어떻게 할 건지, 불쾌한 건지 오히려 고마운 건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옆엔 성조기, 文 옆엔 인공기

    연합뉴스TV는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뉴스워치' 생방송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 문 대통령 소식을 보도했다. 그런데 뉴스 영상에 삽입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나란히 서 있는 그래픽이 문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에는 성조기를 물렸지만, 문 대통령 사진에는 북한의 인공기를 배치했다. 

    해당 화면은 방송 보도에서 통상 '앵커백'으로 불린다. 보도할 내용을 한 화면으로 압축해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기법이다. 그러나 연합뉴스TV 측이 내놓은 해명은 불 난 곳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당초 실수일 것으로 추정됐던 해당 화면 배치가 실수가 아니었다는 뉘앙스가 풍기면서다. 

    연합뉴스TV 측은 이날 사과방송을 내고 "이는 문 대통령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를 중재하러 방미한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제작진의 실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엄정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 ▲ 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유료방송 M&A 어떻게 볼 것인가?' 정책토론회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박대출 의원과 김진태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유료방송 M&A 어떻게 볼 것인가?' 정책토론회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박대출 의원과 김진태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한미회담 전망 어두운데...실수 아니라면 더 문제"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전망이 '어둡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런 기류 속에서 이번 인공기 관련 해프닝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의욕 넘치는 방송이다. 좀 너무 나갔네"라며 "단순 실수인 줄 알았더니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방송이 해명을 했다"고 지적했다.

    민 대변인은 해당 방송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하며 "어련하시겠느냐. 그럼 이 사진은 실수가 아닌 기막힌 작품이니까 오해 없이 널리 알려도 되겠군요"라고 꼬집었다.

    한편,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해당 보도에 대한 민원이 폭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오후 2시30분을 기준으로 연합뉴스TV 대상 민원 접수는 64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연합뉴스에 지급하는 연 300억원의 재정보조금제도 전면 폐지' 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연합뉴스TV 측은 문책 차원에서 보도국장과 뉴스총괄부장을 보직해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