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의원총회 후 당 쇄신안 발표할듯…'공석' 최고위원 2명 등 인선 가능성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외교안보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외교안보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당내에서 사퇴 압박을 받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퇴의사가 없음을 재차 밝혔다. "손 대표가 주말까지 (사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행동에 나서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낸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해 손 대표는 "그가 뭘 하겠다고 해서 그것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외교·안보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당 지도부 중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과 외유 중인 김관영 원내대표, 권은희(광주 광산을) 정책위 의장의 불참이 예고됐었다. 손 대표는 유명무실한 최고위원회의를 기자간담회로 대체했다. 

    손 대표의 외교·안보현안 관련 모두발언 후 진행된 질의응답은 손 대표의 거취 및 당내 갈등문제에 집중됐다. 손 대표는 기자들에게 "제목이 '외교·안보'인데 이것부터 질문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의 현안 관련 질문에는  "가까운 시일 내에 말씀드리겠다"며 선을 그었다.

    보궐선거 패배 후, '손 사퇴' 공세 이어져

    4·3 보선 패배 이후 손 대표의 책임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지도부가 총사퇴해 당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바른정당계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 등은 주종목인 매스컴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연일 손 대표에게 맹공을 가했다. 특히 하 의원은 손 대표의 '불명예퇴진'까지 시사한 상황이다.

    '3.57%'라는 창원 보궐선거 결과가 나오자마자 이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하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당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일에는 "지도부가 심판의 대상"이라고 강조했고, 8일에는 "손 대표는 버티면 길이 있다고 했지만 그건 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12일에는 "손 대표는 당을 개인 부속정당으로 여기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당을 사당화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등 비판 수위를 점차 높여갔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4일 페이스북에 "당내 지도부 총사퇴 의견에 공감한다"고 남긴 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고위에 불참하겠다"(8일) "최고위가 열리든 안 열리든 안 가겠다"(11일)는 등 날선 견해를 내보이며 손 대표의 퇴진을 촉구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정면돌파'를 결정했다.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향후 바른미래당이 나아갈 길과 내년 총선 승리를 거론하는 한편, 3명 최고위원의 보이콧 취소와 대화를 요구하며 쏟아지는 공세를 무리 없이 받아넘겼다. 하 의원이 경고한 '불명예퇴진' 역시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듯 보인다.

    하 의원이 "행동으로 보이겠다"고 경고한 대표당원 전당대회 소집 등은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소집 절차상 문제를 놓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모양새다.

    하태경 등 '최고위 보이콧'에 곱지 않은 시선

    또 3명의 최고위원이 지난 8일과 10일 최고위회의를 보이콧한 데 이어 당 대표에게 "주말까지 결단을 내리라"는 최후통첩까지 보내자 당내에서도 "과하다"는 불편한 시선이 싹텄다. 여러 모로 손 대표에게 유리한 당내여론이 형성된 셈이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원이라는 직을 갖고 최고위를 보이콧하는 것은 우선 책임감 결여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갈등 표출이나 보이콧 의사도 일단 자리에 나와서 대화로 풀어야지, 뒤에서 'SNS 정치'를 하면서 의사를 개진하는 모습은 당의 최고위원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고위원들이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명분이 부족한 측면이 있고, 최고위원들이 요즘 지나치지 않으냐는 의견도 나온다"며 "지금은 서로 이견 간극이 너무 커서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지만 우선 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다음주 중 기자회견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인사에 초점을 둔 당 쇄신안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손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인선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다음주 수요일(17일)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다. 손 대표의 기자회견은 의총에서 당내 의견을 수렴한 뒤인 18~19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당 관계자는 "대표 기자회견은 월요일(15일) 최고위에서 하면 좋겠지만 현재 많은 분들이 외유 중이라 의총 이후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