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표 행사는 기관총 숨긴다"면서 안숨긴 사진 공개…前 정권은 '사복에 기관총' 안해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 경호처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기관단총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청와대에 진위 확인을 요구했다.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 경호처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기관단총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청와대에 진위 확인을 요구했다.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청와대의 민생현장 '기관총경호' 논란이 가열됐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과거 정부 경호원들이 기관단총을 든 사진을 잇따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고,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단순 구두경고로 끝날 일을 무리한 반박으로 확대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구 칠성시장 경호문제의 본질은 노출경호와 위장경호의 차이를 구분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됐던 경호의 쟁점은 군중 속에서 경호업무를 해야 하는 위장경호원이 기관단총을 드러내는 실수를 범했는데도 청와대가 '아무 잘못 없다, 그건 정상적인 경호다' 한 데서 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해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 현장. 양복 차림의 경호원 양복 안쪽으로 총기 탄창 부위와 어깨끈이 노출돼 있다.청와대는 24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해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 현장. 양복 차림의 경호원 양복 안쪽으로 총기 탄창 부위와 어깨끈이 노출돼 있다.청와대는 24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하태경 "위장경호 땐 기관단총 드러나선 안돼"

    하 의원은 "제가 여러 경호전문가들한테 확인한 결과, 경호원은 크게 노출경호와 위장경호로 구분할 수 있다"며 "노출경호는 유니폼이나 제복, 경호원양복 같은 정복을 입고 있고, 공개된 이어폰을 차고 있다"며 "노출경호원들은 총을 들고 있고 위력을 과시해서 테러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장경호는 시민들 속에 섞여서 경호원인지 잘 구분이 안 되는 사람이다. 그런 경우는 이어폰도 안 보인다. 최대 원칙이 기관단총을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때문에 주로는 기관단총을 가방 안에 들고 있거나 불가피한 경우는 옷 안에 있긴 한데 안에 있는 기관단총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7월 3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 청와대 경호처 소속 대통령 경호원들이 정복 차림으로 총기를 들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가 24일 공개했다.ⓒ청와대
    ▲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7월 3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 청와대 경호처 소속 대통령 경호원들이 정복 차림으로 총기를 들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가 24일 공개했다.ⓒ청와대
    하 의원은 "청와대는 본 의원에게 반박성명을 두 번 냈는데 '하 의원 말이 맞지만 그건 비표 끊는 행사에만 그렇다. 비표 끊는 행사는 기관단총을 노출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런데 그 다음 공개한 사진 속에서는 비표 끊는 행사인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기관단총이 노출된 사진을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경호처 직원이 기관단총을 든 사진 3장을 하 의원이 처음 공개하면서 '과잉경호' 논란이 일었다. 
  • 2016년 6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선택제 일자리 우수기업 방문을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을 당시 터미널 앞에서 경호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 2016년 6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선택제 일자리 우수기업 방문을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을 당시 터미널 앞에서 경호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같은 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경호원이 대통령과 시민들을 지키고자 무기를 지닌 채 경호활동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나 하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靑 공개 '기관총 경호' 사진... 사복차림은 없어

    오후에는 박근혜·이명박 정권 당시 경호처 직원들이 기관단총을 소지하고 경호하는 모습 등 총 6장의 사진도 공개했다. 그러나 공개된 사진에는 칠성시장처럼 사복차림으로 기관총을 들고 방아쇠에 손을 댄 경호원은 없었다. 
  • 지난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한국 국빈 방문 당시 머물렀던 호텔에서 청와대 경호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 지난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한국 국빈 방문 당시 머물렀던 호텔에서 청와대 경호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하 의원은 "문제가 된 칠성시장 경호는 위장경호 중에 무기를 노출해서 위장임무에 실패한 것"이라며 "때문에 주변 시민들은 그 사람이 경호원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기관단총이 보이니까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앞으로 경호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낮고 열린 경호를 하겠다는 약속을 쿨하게 해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며 "청와대가 겸허하게 국민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지난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한국 국빈 방문 당시 머물렀던 호텔에서 청와대 경호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 지난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한국 국빈 방문 당시 머물렀던 호텔에서 청와대 경호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자유한국당도 비판에 나섰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정권 입장에서 대구 칠성시장이 무장 테러 베이스캠프라도 되는가.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빠지면서까지 찾은 대구에 기관단총 무장경호원을 대동한 사실 자체가 충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