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과 죄책감, 안타까움, 배신감, 참을 수 없는 분노…

    복잡다단하지만 세심한 감정 표현이 오가는 이곳은 연극 '왕복서간' 연습 현장이다. 공연 시작 15일을 앞두고 있는 배우들과 제작진은 18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진지하고 뜨거운 열정을 보여줬다.

    연극 '왕복서간'은 일본 추리 소설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소설의 3편 중 '십오 년 후의 보충수업'이 원작이다. 중학교 동창이자 지금은 오래된 연인 사이인 준이치와 마리코가 편지를 주고 받으며 15년 전 발생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가는 형식의 서스펜스극이다.

    원작자 가나에는 '왕복서간'에서 편지로만 전개되는 3편의 에피소드를 선보였다. 이 중 첫 무대화되는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은 잘 짜여진 구성과 팽팽한 긴장감 속 간결하고 차가운 문체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중학교 시절 화재 사건으로 당시 기억을 잃은 '마리코' 역에는 신의정과 진소연이 연기한다. 남태평양의 오지 섬나라로 자원봉사활동를 떠난, 마리코의 오래된 연인으로 15년 전 사건의 진실을 비밀로 간직하고 있는 '준이치'는 에녹과 주민진이 번갈아 맡는다.

    배우 에녹은 "서간문으로만 구성된 보기 드문 작품이라는 것과 창작 초연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원작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바탕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연극 '왕복서간'은 KT&G 상상마당 상상스테이지 챌린지 최종작으로 '손',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등을 선보인 이기쁨 연출과 배우로 활동 중인 한송희가 각색으로 참여했다. 4월 2일부터 21일까지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공연된다.
  • [사진=벨라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