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의 극치 '달'에 도달하지 못하고 현실적인 고뇌가 사방을 지배하는 '6펜스'의 세계가 끊임없이 충돌한다.

    예술지상주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창작뮤지컬 '달과 6펜스'가 4월 21일까지 대학로 TOM2관에서 관객과 처음 만난다.

    '달과 6펜스'는 2016년 초연된 예술지상주의 1탄 뮤지컬 '광염소나타'를 시작으로 3부작으로 기획된 '예술지상주의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1919년 발표된 서머싯 몸의 동명소설이 원작으로, 예술에 사로잡힌 한 영혼의 광기 어린 예술편력을 그린다.

    제목에서 '달'은 때로 예술의 극치를 뜻하고, '6펜스'는 재산과 세속적 명성을 갈망하는 감정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작곡가 다미로와 작가 성재현이 의기투합해 소설 속 상징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성 작가는 6일 오후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뮤지컬은 소설과 전혀 다른 작품"이라며 "화가들이 미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모티프를 얻었다. '달'과 '6펜스'의 대조적인 이미지가 재미있어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 뮤지컬 '광염소나타', '홀연했던 사나이'의 다미로 작곡가는 "예술이 인간보다 위에 있는지, 아래에 있는지 저에게는 숙명 같은 이야기다. 지금 이 시기에 선보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연출에는 뮤지컬 '리틀잭', '김종욱찾기',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황두수가 참여한다. 100분 내내 이어지는 현악3중주와 피아노 연주가 서정적 분위기를 더하며,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예술에 대한 집착으로 악마적 천재성을 가진 화가 '모리스' 역에는 유승현·김지철이 출연하며, 그를 만난 후 새 이상을 갈구하는 순수한 화가 '유안'은 박한근·주민진이 연기한다.

    유안·모리스·미셸의 곁에 늘 존재하는 '케이'는 세 사람의 목격자인 동시에 스스로의 선택으로 인해 갈등하는 인물로, 김지휘와 유현석이 맡았다. 자신조차 자각하지 못한 결핍을 깨닫고 스스로 변화하는 '미셸' 역은 김히어라·하현지가 분한다.

    박한근은 "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면서 공연이 시작된다. 저는 미술 전공이 아니고, 같은 '유안' 역할의 주민진 배우가 그림을 잘 그려서 솔직히 부담도 됐다"며 "극중 그림 그리는 장면을 표현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사진=프로스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