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이라크나 리비아처럼 될 것" 전망… "트럼프 임기까지 시간 끌자" 주장
  • ▲ 교육을 받고 있는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교육을 받고 있는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고위 간부들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고위 간부들은 미국과 외교협상을 벌였던 이라크나 리비아 꼴이 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의 한 간부는 “요즘 국제사회와 언론이 2차 미북정상회담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과거 미국과 협상에 응했던 이라크나 리비아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잘 알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간부가 기대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해제였다.

    이 간부는 “북한에는 경제적 잠재력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정은이 미국의 약속 이행이 담보되지 않는 조건을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요구하는 (대북제재 해제의) 선결조건을 우리가 무조건 받아들여 핵까지 없애면 장차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세에서 우리가 원하는 조건대로 회담이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문제는 미국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제기한 조건을 우리가 수용했는데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우리 북한은 일방적으로 무장해제당하는 꼴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간부는 이어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를 되풀이했지만, 우리는 중국·러시아와 교류하면서 경제를 발전시켜 왔고, 베트남·캄보디아·말레이시아 등 여러 동남아 국가와도 경제협력을 계속했다”면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북한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듯 말했다.

    반면 북한주민들은 2차 미북정상회담 결과를 기대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는 간부들에게 ‘유일적 영도체계(김씨 일가 집권체제)’를 내세우며 미북회담에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하지만, 일반주민은 미국과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하루빨리 경제가 회복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고위 간부들을 중심으로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비관론이 퍼져 있다. 북한 고위 간부들은 “미국과 회담을 트럼프 임기 말까지 계속 끌고 가야 한다”는 ‘회담지연작전론’을 주장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월례 간부강연회에서 나왔다.

    소식통은 “주민들의 생활 향상을 위해서는 유엔의 대북제재를 푸는 게 급한데, 당국이 왜 간부들에게 미북정상회담에 기대를 걸지 말라고 강조하는지 의아하다”며 “주민들 사이에 외부세계에 대한 동경과 기대감이 생길까 우려해 미리 선전선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