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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민 유튜브 방송 '고칠레오' 캡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을 둘러싼 정계복귀설 및 대권 출마설에 대해 "대통령이 안 되고 싶다. 선거에 나가기도 싫다"고 일축했다. 2022년 대권 출마 의지를 접은 것이지만, 유튜브를 통한 정치적 영향력 행사는 활발히 지속될 전망이다.
유 이사장은 7일 오전 공개한 팟캐스트 방송 '고칠레오'를 통해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 본인이 조명 받는 상황에 대해 "난감하다"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이날 방송은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이 진행을 맡았다. 유 이사장은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다 을(乙)이 되는 것"이라며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 자리의 무거운 책임을 안 맡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정계복귀설이 거듭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사회 현안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활동이 정치라면 뉴스 앵커나 정치 비평가들도 다 정치인"이라며 "부정하지 않으면 '부정하지 않으니 생각이 있다'고 말하고 말을 안 하면 '안 한다고 하는 거 보니 생각이 있다'며 (어느 쪽으로든 정치를 한다고) 하는데 참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
"다음 대선 때 낚시터에 있을 것"유 이사장은 '지지층이 제발 출마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다른 좋은 분이 많다고 얘기할 것"이라며 "과거 왕조시대 때처럼 칭병(稱病), 낙상(落傷), 도피(逃避) 등 여러 가지 피할 방법이 있다"고 웃어넘겼다. 그러면서 4년 뒤 자신의 모습에 대해 "3년 반쯤 후에 대선이 있는데 그때 되면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무도 완수하고, 날씨만 좋다면 낚시터에 앉아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진짜 정치를 안 한다고 한다면 유튜브 팟캐스트 활동도 접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자기 손에 흙을 안 묻히고 정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의문을 드러내기도 한다.
유튜브 인기로 '1인 정치시대' 개막
유 이사장 취임 전 2만명 수준이던 노무현재단 유튜브채널의 구독자 수는 이날 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5일 오전 0시에 공개된 알릴레오 1회의 조회수는 사흘만에 200만회를 기록했으며 고칠레오 1회도 공개 1시간 만에 조회수가 5만회를 넘어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유시민 이사장이 다음에 대통령으로 출마할 거냐 여부도 관심사지만 꼭 그것 때문에 더 들어온 건 아닐 것"이라며 "유시민 선배 같은 분까지 등판해서 장이 더 확대되면 더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인기에 정치 형태가 '계파정치 시대에서 1인 정치시대로 진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유시민·홍준표 등 정치인의 유튜브 행보가 본격화되면서다.
김창호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교수는 이날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대중이 미디어를 통해서 유명 연예인 보듯이 한 정치인에 대한 지지 형태를 이제는 정치인 중심의 정치행태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정치적인 의견을 대표하는 것이 기존에는 정치 정당과 언론이었다고 하면 이제는 (유튜브와 같은) 새로운 하나의 트렌드와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유시민 유튜브, 친북 좌파들 반상회에 불과"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유시민 이사장과의 유튜브 '2강' 구도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는 "홍카콜라TV에서 시작 일주일 만에 구독자 13만을 돌파하고 조회 수가 300만을 돌파를 했다. 제일 먼저 당황을 하는 게 민주당"이라며 "대책을 세우고 난리를 치다가 겨우 생각한 것이 유시민 유튜브를 하겠다는 건데 한번 해보시라"고 말했다.
이어 "그 유튜브는 친북 좌파들의 반상회에 불과할 것"이라며 "정치인의 최대 무기는 착각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착각이 현실화될 때 허망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니나 다를까. 홍 전 대표가 던진 뼈있는 경고가 현실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시민 이사장은 2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신년특집 대토론에서 최저임금 인상 논란과 관련한 야권의 공세를 반박했지만, 의문점이 남는다.
유시민 전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서 30년 함께 일해 온 직원을 눈물을 머금고 해고했다, 이런 기사를 봤는데 제가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니, 30년을 한 직장에서 데리고 일을 시켰는데 어떻게 30년 동안 최저임금을 줄 수가 있어요. 이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러면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기업 입장에서는 많은 애로가 있겠지만."하지만 이 말에는 오류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고한 회사는 직원 모두에게 최저임금을 준 것이 아니라는 점이 간과됐다. 신입 직원에게는 최저임금을 줬을지 몰라도 경력 사원에게는 당연히 임금체계에 따라 점차 많이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그에 따라 상위 직급 임금도 자연스럽게 올려줄 수 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30년 동안 최저임금 준 '악덕 사장'?... 유시민의 착각
따라서 전 직원에게 30년 동안 최저임금을 준 게 아니라 그로 인한 단계적 인건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서 부득이하게 일부 해고를 했다는 의미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방송 후 이에 대한 반론은 없이 유시민이 시원하게 반박했다며 환호한다는 반응이 조명을 받았다. 거론된 회사 대표가 졸지에 '나쁜 놈'이 된 격이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날 정계복귀설 부인으로 향후 여론조사 차기 대권 주자 후보군에서 빠질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바람대로 3년 뒤 낚시터에서 편안히 앉아있을 때까지 유튜브 인기를 통한 정치적 영향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릴레오'에 이어 '고칠레오'를 통해 '가짜뉴스'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웠지만, 그것은 홍 전 대표의 지적대로 '착각'에 불과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