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주인공 아버지가 전형적인 '중국인 악당'"
  • 흑인 히어로물 '블랙 팬서(Black Panther)'로 전세계 13억 달러 이상의 극장 수익을 낸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s)가 이번엔 '동양인 히어로'를 내세운 영화로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최근 1973년 '스페셜 마블 에디션 #15'에 첫 등장한 쿵푸 마스터 '샹치(Shang-Chi)'를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마블은 감독부터 각본, 스태프까지 모두 동양인으로 제작팀을 꾸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로 '앤트맨(Ant-Man)'과 '원더우먼1984' 등의 각본을 맡았던 중국계 미국인 데이브 칼라함(Dave Callaham)에게 시나리오 초고를 맡긴 마블은 실력 있는 동양인 감독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히어로 코믹스 전문가 김종윤씨가 작성한 '마블/DC 캐릭터백과'에 따르면 '샹치'는 세계 최정상급의 쿵푸실력에 기를 다스릴 줄 알고 다양한 무기 사용에 능한 무술가다.

    중국 후난성에서 세계정복을 시도하는 '푸만추(Fu Manchu)'의 아들로 태어난 샹치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교관들로부터 무술훈련을 받은 덕에 19세에 이미 정신적으로나 무예적으로나 훌륭한 마스터가 됐다고. 우연히 아버지의 진짜 정체와 직업에 대해 알게 된 샹치는 미드나이트(Midnight)와 전투를 벌이고 블랙 잭 타르(Black Jack Tarr)와는 동료가 되는 등 푸만추의 범죄의 제국에 대항하는 활약상을 펼치게 된다.
  • 그런데 이같은 캐릭터 설정이 도리어 중국 내에서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즈(Global Times)'는 지난 6일 "주인공 샹치의 아버지 푸만추가 기존 할리우드 영화에서 소비돼 온 전형적인 '중국인 악당'을 연상시킨다"며 "이는 중국인에 대한 서양인들의 인종주의적 편견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타임즈는 "해당 캐릭터가 중국인을 모욕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선 푸만추 같은 캐릭터를 마블 주인공과 연결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자국 영화계 인사들의 주장을 소개했다.

    [사진 출처 = 마블 스튜디오 필름(Marvel Studios Films)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