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강연 하루 전 취소… '단지 내 혁신학교 반대' 헬리오시티 입주자들 면담도 불발
  • ▲ '송파구민과 함께하는 조희연 교육감 초청 강연회' 포스터. ⓒ송파구청
    ▲ '송파구민과 함께하는 조희연 교육감 초청 강연회' 포스터. ⓒ송파구청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에서 열려고 했던 혁신교육 관련 강연회를 전날인 3일 취소했다. 송파구 소재 아파트 헬리오시티 입주 예정자들이, 내년 개교를 앞둔 단지 내 3개교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혁신학교 지정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하고, 강연 후 면담까지 요청하자 조 교육감이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시교육청, 송파구청, 헬리오시티 입주자협의회(입주협) 등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이날 10시 송파구청 대회의실에서 '혁신교육, 한 걸음 더!'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3일 오전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을 통해 송파구청에 조 교육감이 강연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하고 강연을 취소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교육감 강연은 3일 오전 취소됐다"며 "담당 부서에서도 정확하게 강연 취소 이유를 잘 모른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일정 때문"이라면서도 어떤 일정인지 공개하는 것은 꺼렸다. 그러나 조 교육감은 4일 서울시교육청이 자리한 서대문 인근 일식집에서 점심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조 교육감의 4일 공식 일정은 혁신학교(상천초) 방문, 국공립고등학교장 워크숍 참석 등으로 모두 오후 일정이다. 따라서 조 교육감의 강연 불참은 최소 지난주 이전 결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주간 일정에 교육감의 모든 일정이 다 나오는 것은 아니며, 공개를 할 땐 취재를 할 만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조 교육감의 구청 강연은 11월 중순 확정됐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교육감 강연을 하루 앞두고 구청에 취소를 통보하면서 일정 연기와 같은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헬리오시티 입주협 관계자들은 이같은 교육감의 혁신교육 강연 취소에 대해 "교육감이 대놓고 학부모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30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300명 규모의 혁신학교 반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조 교육감의 강연회는 송파구 시민단체 '위례시민연대'가 추진했다. 입주협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위례시민연대 측에서 "(조 교육감에게) 혁신이 무엇인지 듣고자 준비한 강연이었는데, 헬리오시티에서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뉴스를 봤다"며 "강연에 참석해 교육감에게 질의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따라서 입주협은 강연 이후 조 교육감과 입주협 관계자 10명에 대한 혁신학교 면담 여부를 타진하려고 했으나, 3일 서울시교육청이 위례시민연대 측에 불참 의사를 통보하며 없던 일이 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위례시민연대에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