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모그 한국 공습… WHO “대기오염은 흡연… 미세먼지 등으로 연 700만명 사망” 경고
  • ▲ WHO의 대기오염 위험성 경고 설명. ⓒWHO 대기오염 홈페이지 캡쳐.
    ▲ WHO의 대기오염 위험성 경고 설명. ⓒWHO 대기오염 홈페이지 캡쳐.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이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올 겨울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공장 규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WHO의 설명대로면 한국인들은 올 겨울 담배연기를 마시며 생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WHO는 30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 대기오염 및 건강 컨퍼런스’를 앞두고 대기오염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설명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대기오염 때문에 매년 700만 명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새로운 담배와 같다”고 경고했다.

    WHO는 “지구 인구의 91%가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어린이 위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英 ‘가디언’에 따르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금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관계없이 매일 독소에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다”면서 “세계는 이제 대기오염을 ‘새로운 흡연’과 같다고 보고 보건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대기오염이 공공보건에 소리없는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더했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스모그가 지구 전체에 소리 없이 퍼지며 건강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각국은 불필요하고 예방 가능한 죽음이라는 재난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대기오염이라는) 심각한 위협에 긴급히 대응하는 행동을 취할 때”라고 역설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3억 명 이상의 아동들이 허용치의 6배가 넘는 독소를 품은 공기 속에서 살아가며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수많은 아동들이 호흡기 질환과 암, 지능저하 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 WHO는 담배로 인한 질환자와 사망자 발생은 이제 줄어들고 있지만 대기오염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올해 석탄난방 규제 안 할 것”

  • ▲ 중국발 스모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남산 일대를 바라본 모습. ⓒ뉴데일리 DB.
    ▲ 중국발 스모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남산 일대를 바라본 모습. ⓒ뉴데일리 DB.
    英‘가디언’은 “스모그와 같은 대기오염으로 매년 700만 명이 사망하는데 이는 전 세계 사망원인의 5번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은 WHO가 담배만큼이나 해롭다고 경고한 대기오염을 매년 겨울마다 겪고 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스모그 때문이다. 중국 동북 3성과 베이징, 텐진, 허베이성 지역은 10월 하순부터 난방을 시작한다. 이때 질 낮은 석탄을 주로 사용해 각종 중금속과 독소를 함유한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퍼진다. 10월 하순부터는 계절풍에 따라 바람이 한반도로 불면서 중국에서 생긴 스모그는 한반도를 뒤덮는다.

    중국은 2017년 겨울에는 동북 지방에서의 미세먼지 저감정책을 강력히 추진했지만 올 겨울에는 규제를 하지 않을 뜻을 나타냈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9일 리간제 中생태환경부장(한국의 환경부 장관에 해당)이 한 컨퍼런스에서 했던 말을 소개했다. 그는 “갈수록 불투명한 경제전망과 경제구조조정 속도가 느려져 환경 정책이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中생태환경부는 올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겨울 석탄을 이용한 난방과 공장 가동을 중지시키고 천연가스 등을 이용하라고 강제했던 것과 달리 올 겨울에는 난방과 공장 가동을 위해서라면 석탄이든 뭐든 때도록 놔둘 것이라는 뜻이었다.

    리간제 부장은 “환경 정책 담당자들은 기업의 합법적인 권리를 해치거나 인민들에게 불편을 초래, 당과 정부 이미지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는 “올 겨울 한반도 하늘이 중국발 스모그에 뒤덮일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초미세먼지(P.M. 2.5) 수준이 나쁨일 때 외부에서 1시간 활동하는 것은 담배 연기를 1시간 20분 흡입하는 것만큼 몸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발 스모그가 한반도를 뒤덮게 되면 한국인들은 하루 종일 흡연실에서 생활하는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