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대상 '한민족 방송' 가청권 축소 가능성... KBS "전기료 절감 위해 새 시스템 도입한 것뿐"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사옥.ⓒ뉴데일리DB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사옥.ⓒ뉴데일리DB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친환경'과 '안전'을 이유로 탈원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계속된 전력량 부족, 전기요금 인상 우려와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영향일까. 최근 국영방송 KBS가 대북방송 출력을 낮춘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그 이유가 전기요금을 절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을 인용해 "KBS가 대북 라디오를 포함한 일부 AM 방송의 출력을 낮춰 운영해 온 사실이 지난 9월 중앙전파관리소 현장 조사에서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KBS는 전체 26개 AM 라디오 방송국 가운데 8곳의 송출전파 출력을 임의로 낮춰 운영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외부정보를 제공하는 '한민족 방송'과 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의 소리' 등이 포함돼 있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을 위한 '한민족 방송'은 허가 출력이 1,500킬로와트(㎾)인 것을 750~1,349㎾까지 낮춘 것으로 드러나 출력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해당 방송국들의 송출 전파를 평상시에는 저출력으로 내보내다 정부 점검이 나올 때만 정상 출력으로 높이는 편법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KBS 네트워크 센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일부 시설에 새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고의로 출력을 낮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박대출 의원은 "북한 주민들에게 소중한 외부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별도 예산을 지원받는 방송에서 전기요금을 아끼려 출력을 낮췄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도 "한민족 방송은 한반도 전역과 중국 일부까지 가청 권역인데, 출력이 낮아지며 신호가 닿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가 평소 임의로 송출 출력을 낮춘 '한민족방송'은 '서울말 따라잡기' 등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정보를 제공한다. 수신료 외에도 연간 160억 원 가량의 별도 예산을 지원받는 방송이 '전기요금 절감'을 이유로 새 시스템을 도입한 뒤 송출 출력이 대폭 낮아졌다는 KBS의 해명을 두고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