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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조촐하게 끝났다. 1일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는 예전과 같이 대규모 첨단 무기 공개나 열병식을 볼 수 없었다. 대신 가수 공연 위주로 간략하게 진행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야권은 '북한 눈치보기'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우리 군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용산 기념관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하루 전날인 2월 8일에도, 9·9절 정권수립일에 열병식을 가졌다"며 "문재인 정권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우리 군대를 눈칫밥 먹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만들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의 북한 정권 눈치 보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성대하게 기념해도 부족할 오늘이지만, 자랑스러운 우리 국군의 군사력과 위용을 볼 수 있는 시가행진 등 많은 기념행사가 축소됐다"며 "평화는 오직 튼튼한 안보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 국군 희생과 철통같은 안보 태세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국군은 국민의 축하와 환호를 받으며 위풍당당 행진도 못하게 됐다"며 "'우리민족끼리'에 취해 휘청거리는 국군통수권자가 걱정스러운 국군의 날"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지사는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에 한미동맹을 강화하기는커녕, 용산 미군은 평택으로 내려보내고, 국군은 50만으로 줄이고, DMZ·NLL·한강하구 중립지역 내주고, 비행금지구역설정으로 우리 군의 눈을 막아버렸다"고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국군의 날 축소 논란에 "이번 국군의 날 기념식은 방송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보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밤 시간대로 옮긴 것"이라며 "시간을 저녁대로 옮겨 해가 지기 때문에 시가 퍼레이드를 하는 것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