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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차르트 오페라 '극장지배인'의 한 장면.ⓒ세종문화회관
노력파 살리에리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당대에 어깨를 견줬던 '세기의 라이벌'로 널리 알려져 있다.하지만 실제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높게 평가하며 곁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의 선생님이기도 했던 살리에르는 오페라 '엑슐', '다나이드', '오라스' 등을 남겼다.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각색·연출을 맡은 장영아는 3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살리에르가 질투의 화신으로 유명한데 이는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 살리에리는 당대 유명 작곡가들의 장점을 이끌어내고 존경을 받는 스승이었다"고 전했다.서울시오페라단(단장 이경재)은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공연한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각각 만든 1시간 분량의 오페라 '극장지배인'과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을 1막과 2막으로 나눠 하나의 극으로 완성했다. -
- ▲ 왼쪽부터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장, 장영아 연출, 구모영 지휘자.ⓒ세종문화회관
모차르트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살리에리는 피터 셰퍼의 연극 '아마데우스'(1978)와 밀로시 포르만 감독의 동명 영화(1984)를 통해 아는 사람이 많다. 연극과 영화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해 독살했다는 러시아 작가 푸시킨의 희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는 질투심이 강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주변 인물(1인자)로 인해 2인자로서 열등감과 시기를 보이는 심리적 증상으로 '살리에리 증후군'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장영아 연출은 "잘 만들어진 영화로 인해 살리에리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문헌을 공부하면서 모차르트가 살리에리를 독살했다는 것은 풍문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장은 "동명의 영화가 제작 동기였다"면서 "동시대의 예술가들이 어떻게 서로 화합하고 고민하는지 조명하고, 그 고민 속에 유쾌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서울시오페라단은 18세기 비엔나 황제 요제프 2세가 개최한 오페라 경연에 기초를 두고 이번 공연을 구성했다. 당시 예산이 부족해 오페라를 만들기 어렵거나 후원자의 무리한 요구로 단기간 내 졸속 작품을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만연했다.요제프 황제는 '당대 오페라계 풍자'를 주제로 짧고 재밌는 오페라를 만들라고 명하고,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각자 '극장지배인'과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을 선보인다. 서울시오페라단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직접 자신의 극 안에서 경연작품을 만드는 장면을 새롭게 시도했다. -
1막에서 모차르트와 극장지배인은 돈을 후원하겠다는 후원자의 소개로 가수 오디션을 갖는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과 상관없이 서로 최고의 프리마돈나가 되기 위해 소프라노들이 신경전을 벌이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가 유쾌하게 전개된다.2막에서 살리에리는 나흘 만에 새로운 오페라를 작곡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대본작가를 만나 완성된 음악에 맞는 가사를 붙여 달라 부탁하고, 두 사람은 '음악과 가사 중 무엇이 우선인가?'를 두고 씨름한다.장 연출은 "연극적인 요소인 대사가 많다. 전체 가운데 노래 반, 대사 반이라 연극과 오페라를 동시에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며 "모두가 최고가 되려는 경쟁사회 속에 개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베스트'는 오직 하나지만 '유니크'는 모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작곡한 오페라 아리아는 각각 독일어, 이탈리아어로 불리지만 대사만큼은 한국어로 처리됐다. 각 오페라의 드라마적인 표현과 선율을 전달을 위해 지휘자 구모영과 오케스트라 '디 피니'가 음악을 맡았다.바리톤 정지철·염현준(극장장 역), 배우 김두봉·송철호(모차르트 역), 소프라노 오미선·박은미(헤르츠·엘레오노라 역), 소프라노 정혜욱·장혜지(질버클랑·토니나 역), 바리톤 오승용·김재섭(살리에리 역), 바리톤 송형빈·베이스 박광우(작가 역), 테너 노경범·위정민(후원자 역)이 출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