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넷 연구원 “그래야 합리적"… 미 국방부 “국방백서 표현은 한국 정부가 할 일” 일단 관망
  • ▲ 북한의 어린이용 선전포스터. 한국과 미국을 적이라고 하는 선전은 여전하다. ⓒ北선전포스터 관련 해외블로그 캡쳐.
    ▲ 북한의 어린이용 선전포스터. 한국과 미국을 적이라고 하는 선전은 여전하다. ⓒ北선전포스터 관련 해외블로그 캡쳐.
    한국 국방부가 비무장 지대에 있는 전방감시초소(GP)를 없앤다고 한데 이어, ‘국방백서’의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기로 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美국방부는 이에 대해 원론적인 발표만 내놨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는 “북한과 상호성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韓국방부의 발표에 대한 美국방부의 답변과 브루스 베넷 美랜드 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의견을 전했다.

    크리스토퍼 로건 美국방부 대변인은 한국이 GP를 철수하고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겠다고 검토 중인데 대해 “동맹이기는 하나 그런 문제는 전적으로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그러나 로건 대변인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GP철수는 남북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좋은 일이지만 군사적인 위험요소가 있어 우려스럽다’는 말에 대해서는 논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브루스 베넷 美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GP를 철수시킨다고 할 때 북한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만약 한국이 GP 5개를 철수한다면 북한도 그만큼의 GP를 철수하면 되고, 한국이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을 적이라고 한 표현을 삭제할 때 북한도 한국과 미국을 적이라고 표현한 것을 삭제하면 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적이라고 불러왔다”며 “한국이 ‘북한군은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때 북한도 주민 사상교육 자료에서 한국과 미국을 적이라고 표현한 대목을 삭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한국이 움직인 만큼 북한도 조치를 취하는 상호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지적은 한국 국회에서도 이미 나왔다. 그러나 北선전매체가 남북 회담 등 어디서도 북한이 GP 철수와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