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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장계환 예술위 극장운영부장, 연출가 민새롬·전인철·최용훈·손진책, 안무가 제임스 전·박호빈·예효승·이재영.ⓒ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이 초심으로 돌아가 정통 연극과 창작 무용을 초연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주최로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작품을 선보이는 '베스트 앤 퍼스트(Best&First)' 시리즈가 9월 4일부터 10월 7일까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다.
미국, 영국,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해외에서 검증받은 연극 '돼지우리', 'X', '아라비안 나이트', '크리스천스' 4편과 국내 대표 안무가 4인의 무용 신작 '포스트 2000, 발레정전', '마크툽', '오피움', '구조의 구조' 4편이 무대에 오른다.
장계환 예술위 극장운영부장은 22일 오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의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 그간의 혼란을 추스르고 연극과 무용 중심의 극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예술계 관록의 선배 세대와 도전정신의 젊은 세대가 각자의 작품을 통해 동시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대학로가 대중성에 치우쳐 상업적으로 바뀌었다.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정극과 순수 창작 무용의 중심이라는 것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앤 퍼스트'의 첫 포문은 독일 극작가 롤란트 쉼멜페닉의 작품 '아라비안 나이트'(9월 4~16일)가 연다.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한 전인철 연출이 맡았다. 이어 '영국 연극의 미래'라는 별칭을 가진 젊은 작가 알리스테어 맥도웰의 'X'(14~30일)는 최용훈 연출가와 만난다.
남아공의 세계적인 작가 아돌 후가드의 이색 반적 드라마 '돼지우리'(8~22일)는 손진책 연출이 꾸민다. 2인극으로 배우 박완규와 고수희가 출연한다. 미국의 젊은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의 '크리스천스'(27일~10월 7일)는 개성 있는 무대 문법으로 작업해온 민새롬 연출이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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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전 '발레정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 발레의 대중화에 힘써온 제임스 전이 'Post 2000 발레정전'(10월 4~5일)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60년 인생을 대표하는 신작을 담아낸다. 제임스 전의 안무 작품인 '도시의 불빛', 'Two Images', '바람처럼(Like the Wind)'도 함께 공연한다.
서울발레시어터 전 예술감독이었던 제임스 전(59)은 "인생을 1막과 2막으로 나눈다고 할 때 이 작품으로 1막을 의미있게 마무리하고 싶다. 그 동안 발레단을 하면서 춤 출 기회가 없었다. 나이는 많지만 인생 2막에서는 자유롭게 춤을 더 많이 추고 싶다"고 말했다.
안무가 박호빈은 산티아고 800km 순례의 여정을 담은 '마크툽'(MAKTUB, 29~30일)을 펼친다. '마크툽'은 아랍어로 모든 것은 이미 기록돼 있다는 뜻이다. 20대 중반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후 '다른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는 이재영은 '구조의 구조'(8~9일)를 통해 사회적 구조 속 인간의 모습을 이미지화시켜 보여준다.
예효승은 환각제로 사용되는 식물인 양귀비에 착안한 '오피움'(Opium, 10월 5~7일)을 류진욱·손나예·박진욱 무용수와 함께 한다. 신체의 감각을 극대화하는 판타지에 대한 탐구를 통해 쾌락, 음울, 분노, 강박, 도착 등 신체에 거주하는 감성을 폭발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