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 ‘김정은 만수무강’만 연구하는 만청산 대학도…“사료가 주민 식량보다 영양가 높아”
  • ▲ 운곡종합농장 현지지도 당시 김정은. 이 사진의 제목은 '운곡농장의 무균돼지'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운곡종합농장 현지지도 당시 김정은. 이 사진의 제목은 '운곡농장의 무균돼지'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김정은은 지난 7월부터 북부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北선전 매체들은 이를 김정은의 '애민정신'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김씨 일가를 위한 시설들만 시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김정은이 지난 13일 현지 지도한 ‘운곡종합농장’이 사실은 수령과 고위간부들을 위한 육류를 생산하기 위한, 일명 ‘주석 농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에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이 민생보다는 특권층의 이익만 챙긴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北선전매체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김정은이 ‘운곡종합농장’을 현지지도하고, 축산의 현대화·과학화를 강조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이 농장에서 생산하는 품목은 북한 주민들이 구경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남도 소식통은 “2017년 운곡종합농장에서 대대적인 확장공사를 실시했는데 노동 단련대 수감자들이 강제동원 됐다”면서 “올해 1호 행사(김정은 참석 행사)를 미리 예견하고 수감자들을 동원해 농장을 호화롭게 만든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 소식통은 “운곡종합농장에서 사육하는 모든 가축들은 ‘최고존엄’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여기에는 ‘김정은의 만수무강’을 연구하는 만청산대학과 고급 축산기술을 교육하는 전문대학들도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곡종합농장 내부에는 축산시설과 온실을 비롯해 최신식 시설을 갖춘 육류 가공공장도 있다고 한다. 또한 김씨 일가의 식탁에 오를 고기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특별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일반 주민들은 출입할 수가 없다고 한다.

    평안남도의 다른 소식통은 “운곡종합농장은 평안남도 순천시에 있는데 김일성 시대부터 수십 년 동안 소, 돼지, 꿩을 비롯한 갖가지 고기를 전문 생산해 최고 수뇌부에게 공급하는 ‘주석 목장’으로 유명하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이번에 김정은이 이 목장을 현대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노동신문에 크게 보도되자 주민들은 ‘왕궁을 위한 시찰이냐’며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노동신문을 보면 김정은이 운곡종합농장에서 축산사료용으로 재배되는 사탕수수밭을 전국에 널리 보급하라고 했다는데 이는 보통 주민들의 실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 농경지의 대부분을 곡식 생산에 써도 모자랄 판에 축산사료용 사탕수수를 전국적으로 재배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소식통은 “사실 운곡종합농장에서 사육하는 가축들은 모두 ‘최고존엄’의 식탁에 오르는 육류라 농장에서 쓰는 축산사료가 오히려 주민들이 먹는 식량보다 훨씬 영양가가 높다”며 “김정은이 이런 목장을 시찰하면서 민생 운운한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