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받게 하겠다" 투자자 찾아내 회사로 협박… 정성산 사장 "너무 지쳐" 활동 중단
  • ▲ 5월 24일 정씨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평광옥 전경. 정씨에 따르면 지난 22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방송 이후 정씨와 그의 가게 평광옥은 각종 테러와 민원에 시달렸다고 한다. 결국 정씨는 16일 최종 폐업을 결정했다. ⓒ정성산씨 페이스북
    ▲ 5월 24일 정씨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평광옥 전경. 정씨에 따르면 지난 22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방송 이후 정씨와 그의 가게 평광옥은 각종 테러와 민원에 시달렸다고 한다. 결국 정씨는 16일 최종 폐업을 결정했다. ⓒ정성산씨 페이스북
    탈북민 출신 뮤지컬 '요덕스토리' 제작자 정성산(49)씨가 운영하는 인천 연수구의 평양냉면 전문점 '평광옥'이 16일 문을 닫는다.

    15일 정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죄송합니다. 평광옥 접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보름 전 평광옥에 투자했던 동업자들이 도저히 이런 상태로는 안 되겠다며 건물주와 상의 후 가게를 정리하자고 했다"며 "어쩔 수 없이 16일부터 식당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정씨는 "저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평광옥 투자자들의 신상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들의 회사로 전화해 '정성산은 위험 인물이며, 평광옥에 투자한 당신들을 국세청에 신고해 세무조사를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평광옥' 투자자들은 정씨에게 "평광옥에 동참한 모든 투자자들의 신상이 털릴 판"이라며 식당 운영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정씨에게 "사업하면서 지금처럼 무서웠던 적이 없다. 제발 평광옥을 접자"고 말했다고 한다. 정씨는 "평광옥에 투자하신 분들은 많은 손실을 입었고 저 역시 남은 것은 건강악화 뿐"이라며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우선 건강 치료를 받고 독하게 다시 일어서겠다"고 했다.

    5월 22일자 MBC '스트레이트'가 발단

    '평광옥'에 대한 악성 민원의 발단은 지난 5월 22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화면이었다.

    '스트레이트'는 지난 2014년 9월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을 비판하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가 계획한 집회를 보도하면서 정씨의 모습을 약 20초 가량 화면에 내보냈다.

    방송이 나간 직후, 평광옥에는 정씨를 비판하는 항의 전화는 물론, 관할인 연수구청에도 악성 민원이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평광옥에는 '너의 미친 신념보다 인간된 상식적인 도리가 먼저'라며 정씨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거나, 스프레이로 세월호 '노란 리본'을 그리는 테러가 이어졌다.

    이날 정씨는 본지 통화에서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는데, 우선 심신이 너무 지치고 몸이 망가져서 특별한 계획 없이 쉬려고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광옥에는 당장 '내부 수리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긴 했지만, 정씨는 "아예 끝났다고 보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정씨는 지난 2006년 북한 함경남도 요덕 정치범 수용소의 참담한 실상을 그린 뮤지컬 '요덕스토리' 제작자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폐업 결정으로, 지난해 11월 개업한 평광옥은 9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