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중국인들 무비자로 북한 입국해 물건 구매 가능”
  • ▲ 북한이 최근 나선시에 중국인들만을 위해 장마당식 자유무역시장을 열었다고 한다. 사진은 평양의 한 장마당.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최근 나선시에 중국인들만을 위해 장마당식 자유무역시장을 열었다고 한다. 사진은 평양의 한 장마당.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국경에 있는 나선시 원정리에 무비자로 입국해 물품을 살 수 있는 ‘자유무역시장’을 개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인들이 무비자로 북한에 와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작년 말에 접경지역에 자유무역시장을 개장할 예정이었는데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미뤄지다가 7월 10일에야 드디어 문을 열었다”면서 “새로 부임한 나선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의 첫 사업으로 시장을 개장하고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섰다”고 전했다.

    북한이 새로 연 자유무역시장 이름은 ‘원정국경시장’이라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수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부지에 세워진 이 시장은 설계할 때부터 중국인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북한 측에서는 주민은 시장에서 장사를 할 수 없고 국가무역기관 또는 국영기업소만 등록해 장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판매상품은 북한제이고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쉽게 표현하면 ‘중국인 대상 북한판 면세점’인 셈이다.

    소식통은 “그동안 유엔 대북제재로 경직돼 있던 中北무역이 지난 3월 김정은 방중 이후 점차 풀리고 있다”면서 “이번 시장 개장 첫날에는 많은 중국인들이 수산물 등을 구입하려고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인은 유효한 신분증만 있으면 출입국 심사 없이 ‘원경자유시장’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며 “중국인들의 통행을 위해 원정 세관 옆에 있는 낡은 다리를 최근 보수해 개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원정자유시장’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막혀있다고 한다. 시장에 온 중국인이 북한 사람을 개별적으로 만나거나 시장 밖으로 벗어나는 것은 금지되며, 시장 주변으로는 높은 철조망을 쳐놓았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도 나선시의 ‘자유무역시장’ 소식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의 대북제재 품목인 수산물이 이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때문에 북한산 수산물이 제재 품목에서 곧 제외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흘러나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까지는 ‘원정자유시장’에서도 중국인들의 수산물 구매량을 엄격히 제한하고 중국 해관(세관) 또한 이곳에서 사오는 수산물의 양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대북제재 해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봤다고 한다.

    소식통은 “향후 中北관계가 개선되고 수산물 수출 제한이 해제되면 ‘원정자유시장’을 통한 외화벌이 사업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