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党서 일 시키고 돈은 안줘"... 방학이면 따로 일자리 찾아나서
  • ▲ 과거 정전협정일 기념행사에 동원된 北청소년들. 북한 청소년들은 방학 때도 강제노동에 동원되기 때문에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거 정전협정일 기념행사에 동원된 北청소년들. 북한 청소년들은 방학 때도 강제노동에 동원되기 때문에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에서는 고등중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이 방학만 되면 일을 하러 간다고 한다. 문제는 어른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학생들에게 급여는 절반도 안 주는 업체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고, 그 와중에 노동당에서는 강제노동에 동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최근 북한 청소년들이 방학이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청소년들이 일하는 이유는 안타깝게도 가족들의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생계를 위해 돈벌이에 나서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면서 “아직 미성년자인 학생들은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노동 활동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여름방학에 돈벌이하러 가지 않는 학생은 노동당 고위 간부나 돈주 자식들밖에 없다”고 했다. 언젠가부터 북한 청소년들은 방학만 되면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으러 다는다는 설명이었다. 고등중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학생들도 돈벌이에 나선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방학 동안 남학생들은 주로 장마당에 가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물품을 나르는 일을, 여학생들은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심부름을 하거나 돈주 집에 고용돼 가정부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학생들이 방학 동안 이렇게 버는 돈은 50~100위안(한화 약 8,400~1만 6,800원) 가량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학생들은 방학이 되면 개인들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일한다”며 “특히 돈주 집과 노동당 간부 집에서 일하면 돈도 많이 벌고 그들과 인맥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방학 전부터 이런 일자리를 찾기 위해 경쟁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여름방학 동안 강제 노동에 동원되는 학생들의 불만을 설명했다. 노동당의 명령 때문에 가족들을 위한 돈을 못 버는 게 불만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양강도에서는 8월 방학 기간이 되면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들쭉따기 동원령을 내린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충성의 외화벌이 명목이라지만 무보수로 노동을 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어떤 학생들은 노동당이 요구한 들쭉따기를 외면하고 무역업체나 中北합자회사가 주문하는 각종 수공예 작업을 맡아 돈을 벌기도 한다고. 노동당이 명령한 들쭉따기에 빠지면 나중에 학교에다 50위안 가량의 면제금을 바쳐야 하는데 수공예 작업을 하면 100위안 이상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노력 동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었다.

    북한 청소년들이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방학 때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하러 다니는 것은 안타까울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들이 어릴 적부터 몸소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를 체험한다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