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北호위사령부, 지난 24일부터 평양-개성 고속도로 통행금지·24시간 특별 경비”
  • ▲ 2007년 10월 2일 평양으로 향하는 故노무현 前대통령 일행의 차량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7년 10월 2일 평양으로 향하는 故노무현 前대통령 일행의 차량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오는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참가할 때는 차량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북한의 도로 사정이 열악해 김정은은 예상보다 일찍 평양을 출발해야 회담 시간에 맞춰 판문점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5일 “북한군 호위사령부가 지난 24일부터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장악한 뒤 24시간 특별경비를 시작했다”면서 “김정은이 이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이용해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북한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남도 소식통은 “김정은을 모시는 행사를 신변 안전이 첫째이기 때문에 철도보다는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김일성과 김정일은 물론 김정은도 판문점에 갈 때마다 이용하는 ‘1호 도로’여서 신변 안전을 책임진 호위사령부가 모든 지형지물을 손금 보듯 파악하고 있다”면서 “만약 평양에서 개성까지 철도를 이용해 움직일 계획이었다면 이미 오래 전에 낡은 레일과 침목을 교체하는 작업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 호위사령부는 ‘1호 행사’를 준비한다며 지난 주부터 평양-개성 고속도로 보수공사와 표지판 설치를 끝낸 상태라고 한다. 같은 시기 김정은 근접 경호를 맡는 것으로 알려진 호위사령부 6처 소속 병력들이 개성으로 나가는 고속도로를 모두 장악하고 통행 차량을 검문했는데 24일부터는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원래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노동당 간부 승용차와 외국인 탑승 버스만 운행이 허용되고 일반 차량은 다닐 수 없는 곳”이라며 “그런데 지난 24일부터 모든 차량의 운행이 금지됐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 ▲ 김정은이 지난 3월 방중 당시 모습. 김정은 뒤로 특별열차에 실어서 가져갔던 전용 차량이 보인다. 벤츠 S600 풀먼 가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이 지난 3월 방중 당시 모습. 김정은 뒤로 특별열차에 실어서 가져갔던 전용 차량이 보인다. 벤츠 S600 풀먼 가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소식통은 “지금 평양-개성 고속도로에는 호위사령부, 각 해당 지역 보위성 요원, 인민보안서 관계자들이 총동원 돼 주야로 잠복 경비를 사고 있다”면서 “개미 한 마리 얼씬 못할 만큼 경비가 삼엄하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김정은에 대한 호위가 선대 수령들에 비해 훨씬 강화된 탓인지 경호 인력이 2배로 늘었다”면서 “행사 당일에는 호위사령부가 주도해 평양-개성 고속도로와 철도를 통해 특별열차를 동시에 운행하는 위장 수법으로 경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북한이 자랑하는 도로로 1994년 김일성이 죽은 직후에 개통된 도로로 알려져 있다. 2007년 10월 故노무현 前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갈 때도 이 도로를 이용했다.

    그러나 이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평소 잘 관리가 되지 않아 김정은이 판문점으로 올 때도 한국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최소한 서너 시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故노무현 前대통령이 평양을 찾기 전인 2007년 8월, ‘한겨레 신문’ 등 국내 언론들은 “평양-개성 고속도로가 여름 수해로 곳곳이 파괴돼 차량 운행이 지장이 있다”는 북한 당국자의 말을 전한 적이 있고, 이후에도 평양-개성 고속도로의 노면 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보수해야 한다”는 국내외 보도들이 나온 적이 있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에는 이 도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없으나 과거와 같은 형태라면 또 노면 불량 등으로 평양에서 판문점까지 오는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이 아무리 벤츠 S클래스 풀먼 가드를 타고 온다고 해도 서스펜션이 열악한 노면 환경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빠른 속도를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