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출당 후폭풍… 洪, 비난 묵묵히 듣더니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로 인해 자유한국당 내부 갈등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반대해온 친박(親朴)계와 홍준표 대표 사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친박계인 김태흠 최고위원이 박 전 대통령 출당과 관련 "지난 3일 홍준표가 독단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제명 결정한 건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며 회의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됐다.

홍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탈당 기자회견을 의식한 듯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와 보수통합 문제에 대해선 일체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문제가 불거졌다.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출당을 직권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 "최고위가 홍준표 대표에게 제명 결정을 위임한 적이 없고 홍 대표가 직권으로 결정할 권한은 당헌당규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위해 없는 규정 만들어서 적용한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을 등진 의원 몇몇 영입하고자 견강부회 식으로 당을 운영하는 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은 조건 없이 우파 가치를 공유하는 방식이어야 하는데 이건 야합"이라며 "서청환·최경환 의원에 대해 출당을 추진한다면 지난 총선 당시 당대표 맡아 당 혼란 몰아넣고 해를 끼친 김무성도 받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가 바른정당 통합파에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 출당을 감행했다고 비난한 것이다.

그는 홍 대표를 겨냥 "당이 위기상황이면 같은 배 탄 사람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 대표가 희생양을 만들어 당 혼란을 가중 시킨다"며 "많은 당원과 국민들이 박통 남긴 멍에와 부정적 프레임 못지않게 홍 대표의 막말도 당에 큰 짐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효상 대변인이 "제가 한 말씀 드리겠다"고 말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으나, 홍 대표가 급하게 이를 제지하며 일단락 됐다. 

그러나 강 대변인은 김 최고위원에게 "대변인의 공정성에 말한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이 지난 3일 강 대변인을 두고 "당 대변인인지 홍준표 대변인인지 모르겠다"고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급하게 중재에 나서며 사태가 진정됐다. 

이재영·이종혁 최고위원은 각각 "공개발언에서 서로 간에 당이 깨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반대한다" "공개회의 석상에서는 당내 내부 문제를 가지고는 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려했다. 

홍 대표는 이날 당내 갈등이 터져 나온 것에 대해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았으며, 다만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다만 홍 대표는 비공개 회의 종료 직전 "(김태흠 최고위원의 발언은) 당에 대한 충정으로 받아 들이겠다. 당 운영에 있어 고려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최고위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