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결정 앞두고 '국정원 흔들기' 지적…"해도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 반발
  • ▲ ⓒSBS 보도 캡처화면
    ▲ ⓒSBS 보도 캡처화면

     

     

    국정원이 헌법재판소를 불법 사찰 했다는 SBS 측의 주장을 놓고 허위보도(虛僞報道) 논란이 일고 있다.

    만약 SBS 측의 보도내용이 허위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의혹을 부채질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BS 측은 지난 4일 밤 익명의 전직 국정원 간부의 말을 인용해 "국가정보원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의 동향 정보를 수집해 왔다"고 주장했다. "과거 오랫동안 사법부 정보 수집을 담당했던 국정원 4급 간부 A씨가 헌재를 전담해 사찰을 해왔다"는 것이 보도의 골자다.

    SBS 측은 "A씨는 지난해 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의혹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올해 초부터 헌재와 법조 관계자들을 만나 탄핵에 대한 재판관들의 견해를 파악하고 인용과 기각 여부를 추정해 상부에 보고했다"고 강변했다. 또한 "사찰 의혹을 제기한 전직 간부는 이번엔 이례적으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친분이 있는 국정원 고위 간부가 직접 지시했다는 내부 직원의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내용이 알려지자 문재인 캠프는 "검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문재인 캠프의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이 이 와중에도 버젓이 헌재 재판관들을 사찰해 온 심각한 국기문란 사건이며, 더욱 경악스러운 일은 이 국정원 간부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친분이 있는 국정원 고위층의 지시를 받았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문재인 캠프는 "검찰은 사찰을 누가 최종 지시했는지, 수집한 탄핵 심판 정보가 어디까지 보고됐는지, 사찰정보의 수집과정 전후로 헌재 관계자와의 접촉시도가 있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 DB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 DB

     

    하지만 여권에서는 SBS 측의 보도가 '전형적인 가짜뉴스 공세 패턴의 일환'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①유력 언론을 통한 의혹 제기→ ②야권 인사의 부풀리기→ ③좌파 언론매체의 총공세

    이번 탄핵 정국에서 일부 언론들이 제기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허위공세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해도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 헌재의 탄핵 결정이 기각이나 각하로 끝날 것을 염두에 두고, 일부 세력이 또 다른 의혹을 터뜨려 논란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국정원이 SBS 측의 사전 취재 대응과 관련해 허위사실이라고 확인한 만큼, 연관 기관들이 의도된 공세에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국정원은 관련 의혹이 정치권의 공세로 번지자 보도자료를 내고 "SBS 측의 기사는 전혀 사실무근으로 언론중재위 제소나 여타 제반 조치를 통해 강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SBS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정정보도를 요구했으며, 익명의 전직 국정원 직원 주장이라며 보도한 기사는 단 하나의 증거나 증언도 없고 국정원이 어떤 방법을 통해 무슨 활동을 했다는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정원이 SBS 측의 사전 취재대응에 '허위사실'이라고 확인했고 헌재도 '불가능하다'고 취재진에 언급한 유언비어 수준의 내용을 무책임하게 보도했다"고 반발했다.

    국정원은 "이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에 오직 국가안보 수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강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 도심을 뒤덮은 태극기 물결 ⓒ뉴데일리 DB
    ▲ 도심을 뒤덮은 태극기 물결 ⓒ뉴데일리 DB

     

    '아니면 말고식' 의혹에 힘을 보태며 여론몰이에 나선 문재인 전 대표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문재인은) 이게 국민만 보고 정치하자는 정치신념인가? 증거를 대라... 문재인, (증거도 없이) 이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다른 네티즌은 "또 다른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데,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자에게 충성 맹세에 대한 공물을 받치는 것인가? 확인되지도 않은 일을 마치 있는 것처럼 보도를 하는 건 사회를 혼란하게 하는 언론의 패악질이다. 국민들의 눈을 언제까지 속일수 있는지?"라고 반문했다.

    이밖에도 "탄핵이 각하로 끝날것 같으니 또 다른 의혹을 터뜨려서 탄핵 후폭풍을 막고, 또 다른 정치공작을 벌이고자 함이 아닌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번 탄핵 사기 세력을 반드시 수사해 종북 좌파의 공작정치를 이 땅에서 없애도록 하라"며 울분을 토한 의견도 있었다.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헌법재판소 사찰 의혹 보도는 '카더라 통신' 가짜뉴스의 전형으로, 국정원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전 대표와 민주당 등은 대선 정국에 이용해 나라야 어찌됐건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정치적 욕심으로 의혹만을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이런 민감한 시국에 있을 수 없는 일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몰아가는 몰아가는 (언론과 정치권의) 행태에 답답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