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태극기 집회에선 광부·간호사 하던 사람들이 나와 우시더라"
  •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그는 태극기 집회에 처음부터 참석한 국회의원이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그는 태극기 집회에 처음부터 참석한 국회의원이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김진태 의원은 "요즘 눈물이 많아졌다"고 했다. 애국가를 부를 때도,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거리에서 행진할 때도 자주 울컥하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태극기 집회에 처음부터 참석했던 김진태 의원은 애국 시민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함께했지만 그 대가로 좌파와 언론의 표적이 돼야 했다.

    심지어 한 번은 지역구인 춘천에서 '연탄 나르기' 봉사를 한 뒤 사우나에 간 일조차 논란이 됐다. 황당하게도 같은 시각에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었다는 게 김 의원을 비난하는 이유였다.

    그런데도 김진태 의원은 태극기 집회와 매번 함께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설을 전후해 4박 7일의 캐나다·독일 태극기 집회에 방문하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너무 바빠 인터뷰할 시간조차 쉽게 나지 않는 그를 〈뉴데일리〉가 10일 오전, 어렵사리 전화로 만났다. 김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는 심경이나 에피소드,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했지만 향후 정치권 전망 등을 묻자 말을 아꼈다.

    순수하게 국가를 위한 마음 하나로 거리로 나온 애국 시민들의 민심에 동참하려는 자신의 마음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것을 우려한 듯 보였다. 다음은 김진태 의원과 일문일답.

  •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1월 26일 태극기 집회 참석 당시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1월 26일 태극기 집회 참석 당시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의원님은 탄핵 무효를 외치는 집회에 처음부터 참석해 목소리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촛불세력이나 언론이 태극기 민심에 응답하려는 의원님을 깎아내리려는 시도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간의 마음고생에도 불구 매번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만 했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첫 번째 이유로 시민들이 그렇게 추운데 태극기를 흔들면서 고생하고 계시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 나갔다. 그렇게 힘을 보태 촛불만 민심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하니까. 특히 국회나 언론이 제대로 기능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직접 나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태극기 집회가 주말마다 항상 열리고 있다. 그런 마당에 제가 뭐 나중에 또 뱃지 한 번 더 달려고 뭐 지역구에 인사 다닐 것도 아니고, 가만히 방구석에 누워있을 것도 아니지 않느냐. 그래서 나가게 됐다."

    - 의원님은 최순실 사태 관련 특검법을 법사위에서 막는 과정에서 "촛불도 바람불면 꺼진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태극기 집회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열리는 것을 보면, 결과론적으로 의원님이 앞을 정확하게 내다본 셈이다. 그런데 의원님께서는 동시에 '탄핵 기각'도 외치고 있다. '촛불의 미래'를 맞춘 의원님께서 탄핵 기각 이후 정치권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향후 정치권, 또 대선정국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저는 오직 탄핵을 꼭 기각시키는 것만 머릿속에 담고 있다. 탄핵이 기각되면 원래 일정대로 연말에나 대선이 있으므로 그때 가서 천천히 생각해도 된다. 얼마 남지 않은 탄핵 소추안 인용 여부를 앞두고 자꾸 대선판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좋지 않다. 탄핵이 인용될 걸 전제로 한다거나 하는 불순한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탄핵 이후는 아직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

    - 의원님의 태극기 집회 대장정에 대해서 많은 애국 시민들이 궁금해한다. 특히 의원님은 국내 태극기 집회뿐만 아니라, 설을 전후해 캐나다·독일 등에서 열리는 해외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4박 7일의 강행군 일정을 소화하기도 하셨다.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듣고 싶다.

    "일단 많이 오셨다. 캐나다에서 약 900여 명이 참석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약 500여 명이 오셨다. 이 숫자가 국내 태극기집회보다 혹시 적다 생각하신다면 오산이다. 독일 전체에 있는 우리 교민이 전체 만 명 밖에 안된다. 전체 교민 중 5%가 오신 셈이다. 그리고 이분들이 기본적으로 평균 5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서 오신 분들이다. 혹은 다른 나라서 비행기 타고 오신 분들도 여럿 있다. 생각나는 점은, 독일에서는 집회에 참석하신 분들이 많이 우는 걸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이분들은 독일에서 간호사, 광부로 계셨던 분들이다. 나라를 생각하면서 대통령님 생각하면서 그렇게 우셨다. 하나 더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우리나라가 언론의 현주소를 또 한 번 확인할 기회가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토론토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는 900명이 왔는데 태극기 집회가 열리는 한쪽에서 '김진태 물러가라, 대통령을 탄핵 해야 한다'하는 탄핵 찬성 집회도 함께 열렸다. 거기 참석자는 딱 4명이었다. 그런데 국내 언론 중에는 제가 토론토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다고 알리면서 '교민사회에 반발이 확산된다' 이런 제목을 붙인 기사도 봤다. 900:4. 태극기 든 분은 900명이고 그걸 반대하는 사람은 4명인데 저런 제목이 붙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1월 14일 태극기 집회 참석 당시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1월 14일 태극기 집회 참석 당시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의원님은 최근에 특검의 불법행위에 대해서 엄격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셨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만큼이나 특검 역시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 발의한 법안으로 해석되는데, 이 부분이 정치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새누리당이 혹시나 대선에 패해 야당이 된다면 앞으로 새누리당이 주로 특검을 주장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듣고 싶다.

    "모든 걸 그렇게 정치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그런 건 여야의 문제가 아니고 원칙의 문제라 생각한다. 법치주의는 법은 여든 야든 똑같이 지켜야 한다. 만약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지금 야당에서 검찰개혁에 굉장히 적극적인데, 정권 잡을 거 생각하면 그런 것도 하면 안 되는 거다."

    - 태극기 민심을 요약하면 무엇이라고 정의해야 하나. 김 의원님은 지난 9일 오전에 태극기 집회 관련 국회 헌정기념관 토론회에서 "어정쩡하게 까부는 늑대무리들은 호랑이에 잡아먹힌다"는 말씀을 하셨다. 김 의원이 말씀하신 '호랑이'가 성난 민심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제가 그러지 않아도 제가 어제 좀 생각을 해봤다. 먼저 태극기란 나에게 눈물이다. 최근에 제가 눈물이 많이 늘었다. 애국가를 부를 때도, 행진할 때도 울컥한다. 애국 시민들도 여기저기서 울고 있다. 밤에 잠을 못 주무시는 분이 많다. 세계 도처에서 눈물 짓고 있다. 그런데 또 태극기란 나에게는 호랑이다. 슬프다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 지금 태극기는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 무서운 호랑이 앞에서 얼쩡거리다간 잡아먹히고 만다. 새누리당 의원이나 정부·여당에 있었던 사람들, 어정쩡하게 눈치만 보다가는 또 호랑이에 잡아먹힐 수 있다. 성난 민심에요. 호랑이 등에 올라타야 한다. 더더욱이나 새누리당 의원은 늦었다. 비록 늦었지만, 새누리당이 호랑이 꼬리라도 붙잡고 따라와야 한다. 저는 그렇게 본다."

    김 의원은 "혹시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꼭 봤으면, 읽었으면 하는 얘기가 있다면 추가로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 판이 바뀌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최순실 사태가)제2의 광우병 사태, 그보다 더 심한 악질 선동이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언론에서는) 최순실이 그렇게 문제라고 하는데, 최순실의 국정농단보다 배후에 숨은 고영태나 그 세력들이 국정을 완전히 중단시키려는 기도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진실은 언제까지나 감출 수 없는 거다.이게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제 탄핵은 반드시 기각될 거고, 우리 애국시민들은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시길 바란다"고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