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그들이 생각하는 바다에서 만날 일 없을 것" 일축손학규-국민의당 통합에 송영길·김상곤 文 캠프로… 親文 결속 시작되나
  • ▲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8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제10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8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제10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또 다시 시작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야권통합 공세에 국민의당이 거세게 반발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8일 "포퓰리즘 공약을 발표하는건 본인의 자유지만 국민의당이 어차피 민주당과 통합하게 될 것이라는 포퓰리즘적 통합을 언급하는 건 매우 오만한 태도"라고 일갈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선거 때만 다가오면 반복되는 민주당의 통합제안을 비판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어제 한 분은 떠나고 한 분은 돌아왔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화려하게 돌아왔고 같은 날 김부겸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뺄셈이 아니라 덧셈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김부겸 의원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이는 이른바 '문재인 산성'의 견고함이 당내 다양성을 막아 '뺄셈정치'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 셈이다.

    전날 대전시의회 간담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손학규 의장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선언에 대해 "우리 당과 통합될 국민의당과 정권교체라는 장에서 힘을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권교체는 여러 강줄기가 바다를 향해 흘러가는 것과 비슷하다. 여러 강줄기가 만나 더 큰 강을 이루고 끝내 하나의 큰 강이 돼서 바다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야권세력이 모아지는 과정은 좋은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저는 검증이 끝난 깨끗한 후보"라는 등 대선에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문재인 전 대표의 통합발언은 국민의당을 흡수하고 자신이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김영환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총선이 지나면 없어질 당이라고 말했는데 참 모욕을 느끼는 과정이었다"라며 "어제 문재인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통합돼야 할 정당이다고 했는데, 이는 국민의당과 당원에 대한 모욕으로 오만불손한 태도"라고 질타했다. 

    조배숙 정책위의장도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에 "누구 마음대로 통합하는가. 한마디로 불쾌하다"고 일축했다. 

    조배숙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전 대표 중심의 친문(親문재인)패권은 친박(親박근혜)패권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왔다. 친박패권을 무너뜨리는데 앞장 선 국민의당은 이제 친문패권을 쓰러뜨리고 집권해서 국가대개혁을 주도하겠다"라며 "친문패권주의 세력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 청산의 대상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통합발언은) 국민의당과 당원, 지지자를 모욕하는 망언"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 본인은 자꾸 고구마라고 하는데, 고구마에 김칫국이 어울리긴 하지만 너무 많이 마시는 거 같다"고 비꼬았다. 

    박지원 대표도 "꿈을 깨는 것이 좋다"고 문재인 전 대표를 비판했다.

    박지원 대표는 앞서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문재인 패거리 정치, 이러한 것을 반대하고 국민의당이 창당됐고 또 제3지대에서 후보들이 모이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그들이 생각하는 바다에서는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문재인 전 대표의 통합제안을 정면 반박했다. 

    전날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공식 선언하면서, 국민의당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이 최근 당내 대선주자들이 레이스에서 이탈하는 것과 달리 국민의당은 외부 인사들의 참여가 늘면서 '플랫폼 정당'의 역할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본격적인 친문세력 결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과 송영길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문재인 대표 시절 혁신위원장을 맡으며 문재인 체제의 연장에 앞장섰다. 송영길 의원은 일각에서 비문(非문재인)계로도 분류하지만, 지난해 8·27 전당대회 경선과정에서 문심(文心)에 호소하는 등 친문에 가깝다는 평가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번 대선실패 이후 국민과 함께 아픔을 같이해온 문재인 후보는 더 성숙하고 준비되고 강력한 의지와 책임감을 갖고 다시 국민 앞에 섰다"라며 "문재인 후보의 요청을 받은 후 문 후보의 책을 밤새워 읽었다. 문 후보를 도와 대한민국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등 '문재인 띄우기'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