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찾은 安 "바이러스 잡는 게 팔자…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 잡고 있어"
  • ▲ 손학규(좌)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안철수(우) 국민의당 전 대표. ⓒ뉴시스 사진DB
    ▲ 손학규(좌)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안철수(우) 국민의당 전 대표. ⓒ뉴시스 사진DB

    제3지대론을 놓고 국민의당과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의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는 거듭 선긋기에 나섰지만,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반 전 총장과 연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안철수 전 대표는 27일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해 "어떤 사람이 집권하면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에 대한 3가지 기준이 있는데 많은 국민들이 (반 전 총장의 집권에 대해) 정권교체라기보다 정권연장 쪽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경기도 판교에 소재한 안랩(Ahnlab)을 방문하고는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총장이 제안한 대선 전 분권형 개헌 구상에 대해서도 "실현 불가능한 말씀"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선 전 개헌성사 여부에 대해서도 "얼마 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월13일 전까지는 판결하려고 한다며 시한을 예측 가능하게 말씀하셨다"면서 "그럼 이제 거의 4월 말 내지 5월 초 대선이 되는데, 이제 2월, 3월 개헌은 불가능하게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면 손학규 의장은 이날 반기문 전 총장과 개헌에 대한 큰 틀의 공감대 속에 상호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기문 전 총장과 손학규 의장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제3지대의 주도권을 국민의당에 쉽게 넘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국민의당과 손학규 의장의 국민주권개혁회의는 연대·연합은 가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박지원 대표와 손학규 의장은 전날 서울 모처에서 만나 당초의 연대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날 박지원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 효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며 "대선 시계 빨라지고 있어 신속하게 같이 하자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회동 결과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의당과 손학규 의장이 반기문 전 총장과의 연대에 엇박자를 내면서, 제3지대를 둘러싼 정계개편은 또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안랩을 방문해 "의사로서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잡다가, 안랩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잡다가,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고 있다"며 "나는 팔자가 바이러스 잡는 팔자구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이 창업한 컴퓨터 보안기업인 안랩의 직원들을 만나며 초심 다잡기에 나섰다.그는 "제가 지금까지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안랩을 창업하고, 동그라미재단을 또 창업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그래서 제가 혼자서 만든 조직들이 지금 우리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아무리 고생해도 참 보람 있는 일이구나 싶다"며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이제 기업과 정치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며 "제가 좋은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