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가치 대변하는 정치 지도자 되달라"는 말에 "알았다" 답한 潘
  •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아침 국회 귀빈식당을 찾았다. 이 자리는 이른 시각에 마련됐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다수 참석하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아침 국회 귀빈식당을 찾았다. 이 자리는 이른 시각에 마련됐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다수 참석하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바른정당 의원들과 만나 '정치교체'를 다시금 강조했다.

    아침 일찍 마련된 자리였지만, 새누리당 의원 20여 명이 참석하면서 반 전 총장에 대한 높은 관심이 새삼 재증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재철 국회 부의장 주최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이 날 조찬간담회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이 정치·경제·사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국회의원과 국민이 합심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는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 주권주의 실현 ▲ 협치 ▲ 분권화 ▲ 포용적 리더십을 통한 경제성장·사회발전 등을 말했지만 자신의 정치행보 등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반 총장이 국회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새누리당은 들썩였다. 강효상·경대수·권석창·김성원·김석기·김승희·김종석·김한표·나경원·민경욱·박덕흠·신상진·심재철·성일종·윤종필·이명수·이우현·이종배·전희경·정유섭·정진석 의원이 참석했고, 바른 정당에서도 이은재 의원이 참석했다. 여기에 참석하지 못하는 의원들 대신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여러 보좌진이 도착하고, 보도를 위해 기자들이 몰리면서 귀빈식당 앞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같은 시각 대여섯 명의 기자들만 참석하면서 썰렁한 분위기를 보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의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간담회 직후 반기문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자리는 반기문 총장이 의원들에게 주문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주로 반 총장은 의원들의 제안을 듣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의원분이 보수적 가치를 대변하는 정치적 지도자가 되달라는 요청을 했고, 반 총장이 '알았다' 했다"고 전했다.

    한편, 반 총장 측은 이날 모임이 자칫 '국회의원 빼가기'로 비칠 것을 우려한 듯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에 전화를 걸어 설명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지난 24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른 당 국회의원들을 오라 하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3일에 진행된 새누리당 초선의원과의 모임 등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측은 "초청을 받아 간 것인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25일 내로 전화를 드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