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도 전날 비공개 회의서 당명에 '보수' 뺄 것 지적…유승민과 대립
  • ▲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에 입당하겠다고 밝힌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보수라는 기존의 규정에 너무 얽매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당의 외연을 넓히겠다면 '보수'라는 명칭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고 한 것의 연장선으로, 보수신당이 당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분위기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4일 개혁보수신당 창당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새로운 당은 과거를 상속하기 위한 보수 울타리 내에서의 적통 승계라는 차원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지사는 "당은 우리가 교훈을 얻고 디디고서야 할 우리의 역사이긴 하다"면서도 "과거의 유산에 머물러 있어서는 미래 희망 등 많은 부분을 담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근본적 대변화를 위해 우리가 먼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출의 능력이 중요하다 생각한다"면서 ▲양극화 돌파구를 열 능력 ▲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외교·안보정책 ▲권력은 분산시키고 정치세력 간 연합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개방적 정치문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발언과 맥이 닿아있다. 남 지사는 지난 3일 창준위 비공개회의에서 당명에 보수라는 말을 뺄 것을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소장파를 중심으로 새누리당보다 '좌클릭'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보수'에 묶이지 않고 중립에 서기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했느냐는 비판도 뒤따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탈당 전에 가진 여러차례의 회의를 통해 새로운 보수의 가치 등 이념과 노선이 분명하게 정해졌어야 했는데 친박 욕을 하기 급급해 정작 자신들의 가치를 바로 세우지 못했다"면서 "이제와 개혁보수신당이 정통보수 노선을 주장한다해도 '그러면 왜 나갔느냐'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던 나경원 의원이 새누리당에 남아 '보수의 정체성 문제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한 부분을 언급한 것이다.

    다만 개혁보수신당 내에서 유승민 의원이 이같은 움직임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보수신당은 지난달 29일 유승민 의원이 제시해온 '따뜻한 보수'를 당의 핵심가치로 채택한 바 있다.

    개혁보수신당 소속 의원들이 새누리당 탈당 전부터 '비상시국회의'를 통해 숱한 회의를 하고도 여전히 노선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갈등을 빚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개혁보수신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다수의 의원이 법인세 인상 반대, 사드 배치 찬성 등 굵직한 현안에 찬성의견을 내고 있다"면서 "좌, 우 클릭이 아닌 보수의 재발견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언급했다.

    다만 또 개혁보수신당 관계자가 "치열한 쟁점 현안의 입장은 같지만, 소속 의원들의 개별성향으로 놓고 보면 기존 새누리당보다 왼쪽에 있는 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등 견해차가 감지되면서, 개혁보수신당의 노선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