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인듯 생색인듯… 정우택의 '유승민 구애'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유승민 의원과 대화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왜 유승민 의원만이 선출돼야 하는지 들어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1일 비주류 의원들이 탈당을 결의하면서 새누리당이 분당기로에 선 가운데, 여론전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금 언론은 제가 유승민 의원을 거절했다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런 표현을 쓴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저는 당의 화합과 개혁을 위해 원내대표가 된 사람"이라며 "과연 유승민 의원이 당의 화합과 개혁을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 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친박계에 인적청산을 이야기하면서 강력하게 부딪쳤던 사람"이라며 "(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해야 한다면)저도 주류를 설득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언론 보도상으로는 20명 안팎이 나오고 있지만, 이 당을 나가서 과연 성공할지는 말씀을 못 드릴 것 같다"면서 "전통의 보수세력들은 거기의 일부 인사, 특히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소위 포장된 가짜 보수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수는 인륜 등을 강조하는데, 유승민 의원이 탄핵정국에서 대통령을 탄핵하는 행동 등을 한 것이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새누리당도 '박근혜 당' 이미지를 벗으면서 개혁을 해나갈 예정이어서 비박계와 차별점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시저가 죽을 때 블루투스의 칼에 맞아서 죽지 않았느냐, 그것은 인륜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그 사람이 로마시민들로부터 살아난 것은, 시저를 정말 사랑하지만, 로마를 더 사랑해서 죽였다고 밝혔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특정 정당의 성공과 실패는 유력 대선후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질문에 "아직도 5~6개월 남았다고 하면 지금의 지지도가 반드시 대통령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반기문 총장이 보수 세력을 대표하는 유일한 후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선한 보수 인사가 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현재 분당을 위한 탈당을 결행하기 직전에 다다랐다. 이날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 의원들은 탈당을 결의하고 지역구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친박 패권주의를 청산하고 진정한 보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새 출발 하기로 다짐했다"면서 "안정적이고 개혁적 운영을 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친박계에 날을 세웠다.

비슷한 시각, 정우택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을 만나러 그의 사무실을 찾기도 했다. 유 의원이 비박계 의원 모임에 참석한 사이 사무실을 찾은 셈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분당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계파 간 여론전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당을 막으려는 움직임보다는 명분 싸움으로 흐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탈당으로) 더 나올 사람을 끌어모으려는 전략과 빼앗기지 않으려는 전략이 부딪치는 구도로 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