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영수회담에 선 그었지만… 이상돈 "秋-文 직접적 교감 가능성 있어"
  •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비선 실세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퇴진을 외치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오히려 비선 실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게다가 지난 9월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에 이어 단독 영수회담까지 당내 충분한 의견 조율 및 다른 야당과의 논의 없이 추진하다 거센 역풍에 '철수'하면서 리더십마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박 대통령 영수회담이 성사된 배경에 대해 "추 대표가 중간에 한 사람을 두고 며칠간 추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분을 제가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민주당 내에서나 국회에서는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추미애의 최순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그렇게 똑같은 제1야당 대표와 대통령이 있는가. 이 나라는 참 불행하다"고 추 대표와 박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청와대도 그렇다. 지금까지 두 야당과 함께 모든 것을 추진해 왔다면 설사 제1야당 대표인 추미애 대표가 회담을 제의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야당과 함께하자.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으니까' 그런 정도정치로 풀어야지, 바른 정치로 풀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는 꼼수 정치로 풀려고, 아직도 최순실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 야당 대표에 그 대통령"이라고 거듭 힐난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도 일종의 비선 실세가 있다는 것이다. 박지원 위원장이 비선 실세가 당 지도부는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추 대표와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을 중재한 인물로 최근 민주당에 합류해 특보단장에 오른 김민석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민석 전 의원은 이러한 중재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또다른 인물로는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추미애 대표가 8·27 전당대회에서 친문(親문재인) 세력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인데다, 추 대표는 각종 현안마다 문 전 대표와 뜻을 같이하고 적극 비호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달 20일 문재인 전 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북한의 결재를 받고 기권표를 던졌다는 내용이 담긴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 커지면서 공세를 펼치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박명재 사무총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로 고발했다. 

    지난달 24일 박 대통령이 개헌론을 주장하자 문재인 전 대표는 "정권연장을 위한 제2의 유신헌법이라도 만들자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추미애 대표도 이튿날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 했다. 저는 10월 유신을 연상했다"는 등 덩달아 비판했다. 

    이를 놓고 박지원 위원장은 "자꾸 포장해서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문재인 전 대표가 반대하니까 추미애 대표가 반대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달 31일 새누리당이 문재인 전 대표의 거국중립내각 제안을 수용하자 "새누리당은 거국내각을 말할 자격조차 없는 집단"이라고 반발했고 문재인 전 대표도 "새누리당이 총리를 추천하는 내각이 무슨 거국중립내각인가"라며 반문했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자당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비판하는 새누리당과 언론을 향해서도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추미애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가 강경투쟁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은 것과 관련 "제1당 대표로서 지극히 절제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대통령은 당신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말에나 날을 세우고 또 언론은, 새누리당은 스스로 석고대죄를 하기는커녕, 적반하장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먼저 내려놓은 다음에 거국중립내각을 이야기한다면, 이에 상의할 수 있다는 야당의 유력후보를 향해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는 등의 남 탓만 한다면 우리는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대통령 하야를 위한 강경투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문재인 전 대표를 비호하기 위한 추미애 대표의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회의록에는 추미애 대표의 발언 중 '언론은'이란 부분이 빠져있다. 추 대표의 말실수였는지, 본심이 튀어나온 것인지는 추측이 분분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어 삭제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추미애 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는 등의 남 탓만 한다"고 비판했는데 이는 국민의당 박지원 위원장의 발언이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박 대통령을 향해 군통수권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자 추미애 대표도 지난 11일 "박 대통령을 믿지 못해서 이제 군 통수권을 내려놓으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고 호응했다. 

    이같은 주장은 선거를 통하지도 않고 국민이 만들어준 고유 권력을 통째로 탈취하려는 반헌법적 비민주적 발상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이번 추미애 대표의 단독 영수회담과 관련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문재인 전 대표와 추미애 대표 간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내 최대 세력인 문재인계, 혹은 문재인 전 대표와 직접적인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가설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 본인은 몰랐다고 하지만, 과거에 문 전 대표는 크게 신경 안쓰고 결정하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번복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그렇게 보는 시각도 우리 당 의원들 사이에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추미애 대표는 지난 9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려다 친문(親문재인)·친노(親노무현) 세력의 거센 반발로 예방 일정을 취소하면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바 있다. 

    당시 추미애 대표는 "내 예방 목적은 모든 세력을 포용하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이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당과 국민의 마음이 옳다고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