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돛단배를 타고 쓰나미를 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 국민의당이 7일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오는 12월 2일까지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이 7일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오는 12월 2일까지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이 '박지원 체제'를 당분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당초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호남 출신의 4선 김동철 의원이 유력했지만,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지도부를 교체하면 당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뤄진 결정으로 분석된다. 

    당 내부에서는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대통령 하야'를 강하게 촉구하고, 주승용 의원을 비롯해 대통령 탄핵안 발의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다시 키를 잡은 박지원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7일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박지원 위원장이 오는 12월 2일까지 유임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전 7시30분부터 박지원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들 합의 결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시국의 엄중성을 감안, 현시점에서 박지원 위원장이 잠정적으로 유임하는 것으로 결정 났다"고 밝혔다. 

    손금주 대변인은 "한시적으로 결정된 것이고 대략 예산안 통과가 이뤄지는 12월 2일까지 박지원 위원장이 유임하는 것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12월 3일 이후에는 4선 중진인 김동철 의원이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손금주 대변인은 "김동철 의원은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며 "예산안 심사의 연속성 문제와 당 차원에서 비대위원장과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의 유기적인 협조, 최근 정국을 해결함에 있어서 박지원 위원장 유임이 필요하다는 부분이 고려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과 관련 김동철 의원과 논의가 됐는가는 질문에 "비대위원뿐만 아니라 중진의원, 초선의원 간 여러 차례의 협의를 통해 공감대를 이룬 부분"이라며 "현 시국에 대한 국민의당의 대응은 박지원 위원장이 하고 전당대회 준비는 김동철 의원이 12월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6월말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으로 물러난 안철수-천정배 전 공동대표를 대신해 사령탑에 오른 박지원 위원장은 당을 수습하고 당헌·당규 제·개정을 추진하는 등 조직개편에 앞장섰다. 

    하지만 박지원 위원장이 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과 원내 사령탑인 원내대표를 겸직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독단적 의사결정에 대한 당내 불만도 전방위로 여러 차례 표출된 바 있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달 28일 신임 비대위원장을 결정할 예정이었고 김동철 의원이 유력했다. 하지만 직전 안철수 전 대표가 김병준 당시 국민대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전격 추천하면서 미뤄졌고, '최순실 게이트' 사태가 커진 것도 이번 '박지원 체제'가 유임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박지원 위원장 본인도 지난달 31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한민국에 쓰나미가 덮치고 있는데, 우리가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해 돛단배를 타고 쓰나미를 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당내 의견이 있다. 좀 더 논의해보겠다"며 유임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한편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을 재차 만날 예정이다. 지난 4일에는 원내대표 자격으로 한 차례 만났다. 

    국민의당은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철회 및 사퇴 ▲대통령 탈당 ▲영수회담 통한 총리 추천 및 합의 등을 촉구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