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스캔들에 휘말려 절박한 상황에 처한 두 대감이 문제를 풀기보다는 뜬금없이 금강산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현실을 살아가면서 우리를 난감하게 만드는 수많은 질문들을 보다 여유롭게 생각하고 바라보자는 의도를 담았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장우재가 신작 '불역쾌재'를 10월 26일부터 11월 6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장우재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믿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 받는 극작가 겸 연출가다.

    그는 2013년 '여기가 집이다'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과 희곡상을, 2014년 '환도열차'로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공연과 이론 작품상을, 2015년 '햇빛샤워'로 차범석 희곡상과 김상열 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3년간 굵직한 상을 휩쓸며 주목 받았다.

    '불역쾌재(不亦快哉)'는 조선시대 문인 성현(成俔)이 쓴 기행문 '관동만유(關東漫遊)'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으로, 조선시대의 두 대감 '기지'와 '경숙'이 왕의 질문을 품고 금강산으로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제목 '불역쾌재'는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뜻으로, 다산 정약용의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 중국 문인 김성탄의 '불역쾌재삼십삼척(不亦快哉三十三則)' 등 옛 선비들이 세상을 달랬던 시에서 따왔다. 

    '경숙'과 '기지' 역에 50년 넘게 연극 무대를 지키며 100편 이상의 연극에 출연해 온 관록의 배우 이호재와 오영수가 출연해 기대감을 더한다. 풍류를 즐기는 호인, '경숙' 역의 이호재와 실용학문의 대가 '기지' 역의 오영수는 서로 티격태격하며 작품을 이끌어나간다.

    두 대감 중 한 명만을 선택해야 하는 젊은 '왕' 역에는 이명행이, 두 대감을 호위하는 순수무사 '회옹'은 최광일이 캐스팅 됐다. 작품의 화자로 두 대감의 금강산 여정을 기록하는 두 명의 '사관' 역은 장우재 연출의 주요 작품에 모두 출연하며 '페르소나'로 불리는 윤상화와 김정은이 맡는다.

    이 외에도 배우 유성주와 '극단 이와삼'의 조판수, 마두영, 김동규, 이동혁, 황설하, 전영서, 고광준, 라소영, 손은경 등 뛰어난 연기력을 보유한 16명의 배우들이 등장해 무대를 꽉 채울 예정이다.

    장우재 연출은 "삶에는 어두움과 밝음이 같이 있음에도 우리는 종종 밝음을 잊어버린다. '불역쾌재'는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뜻처럼 어두운 세상을 뒤집어서 밝게 보려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LG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