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창 발언' 국방위 최대 쟁점으로 부상… "차관 시절부터 규명 필요성 느껴"
  • ▲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사진 가운데)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경북도당위원장의 자격으로 사드의 성주 골프장 배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좌우는 같은 당 이철우 의원과 이완영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사진 가운데)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경북도당위원장의 자격으로 사드의 성주 골프장 배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좌우는 같은 당 이철우 의원과 이완영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의 연예인 김제동 씨의 '영창 발언'에 대한 검증 시도가 올해 국방위 국정감사의 최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백승주 의원(초선·경북 구미갑)은 나날이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김제동 씨의 '영창 발언'과 관련해 김 씨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추진하고 있다.

    백승주 의원실 관계자가 6일 김제동 씨와 수 차례에 걸쳐 직접 통화하고 자택 주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실제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7일 전까지 출석요구서가 발송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국정감사 최종일인 14일 종합감사 때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문제가 된 '영창 발언'이란 김제동 씨가 지난 2008년 SBS와 지난해 JTBC에 출연한 자리에서 "별(장성)들이 모인 행사 사회를 맡은 적이 있는데, 군사령관 사모님을 '아주머니'라고 부른 적이 있다"며 "영창 13일을 다녀온 뒤 출소 전에 '다시는 (사모님을) 아줌마라 부르지 않겠다'고 3회 복창해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가리킨다.

    백승주 의원은 바로 이 점을 문제삼고 있다. 김제동 씨가 영창에 다녀온 기록이 없고, 관련 규정상 영창 수감도 7일·10일·15일 등으로 규정돼 있을 뿐 13일은 없다는 것이다.

    지난 5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백승주 의원이 한민구 국방부장관에게 관련 사실을 질의하자, 한민구 장관은 "기록에 따르면 (김제동 씨는) 당시 50사단에서 방위 복무를 했는데, 영창 갔다 온 기록이 없다"며 "(김제동 씨의 말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본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백승주 의원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말한 것이라면) 군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이라며 "진실을 꼭 조사해 밝혀야 한다"는 뜻을 천명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튿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김제동 씨의) 영창 기록이 확인된 것은 없다"며 "김제동 씨가 정확히 18개월을 복무하고 소집 해제된 것은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제동 씨의 영창 수감을 둘러싼 의혹이 한층 짙어지는 사실이다.

    영창에 가면 그 기간은 복무 기간에 산입되지 않아 '정확히 18개월'만 복무하고 소집이 해제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오래 전의 일인 관계로, 당시의 복무 규정이 어떠했는지에 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사실 관계는 불분명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폴리테이너(Politainer)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에 제동을 건 백승주 의원의 뚝심은 높이 사야 한다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김제동 씨는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路祭) 사회를 본 이후로 사실상 친노·친문패권세력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으로 간주되고 있다.

  • ▲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국방부차관을 지내던 지난해 9월 10일 2015 서울안보대화(SDD)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국방부차관을 지내던 지난해 9월 10일 2015 서울안보대화(SDD)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최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도 지난 8월 8일 경북 성주에 내려가 선동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형적인 폴리테이너이자, 견제받지 않는 연예권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5월 JTBC 방송에서는 한 동반 출연자가 김제동 씨를 향해 "그러니 김제동이 '좌(左)제동'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하기도 했다. 농담성 발언이었지만, 그만큼 김제동 씨의 정치적 색채가 뚜렷하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폴리테이너에 대해서는 헌정 체계상 마땅히 견제할만한 다른 수단이 없다. 결국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궁금해하는 국민을 대표해 이 사안을 규명하는 것은 능히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제동 씨의 '영창 발언' 검증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백승주 의원은 국방연구원 출신으로 국방부차관을 지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국방부차관 시절부터 진실 규명의 필요성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승주 의원은 "김제동 씨의 '영창 발언'이 군에 대한 국민 신뢰에 끼친 영향이 상당하다"며 "대수롭지 않은 발언이라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군의 정신전력·전투태세유지를 위해서는 군에 대한 국민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민(Civilian) 출신의 최고 안보 전문가로 평가받는 백승주 의원이기에, 폴리테이너들이 국가안보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 영내에 머무는 직업군인들보다 민감하게 판단하고 문제 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한편 김제동 씨는 6일 성남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영창 수감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가타부타 밝히지 않은 채 "만약에 (국감에서) 부르면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방위병은 원래 퇴근 시간 이후에 영내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며 "회식 자리에서 사회를 본 것 자체가 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18개월 방위병으로 출퇴근 대상자인 자신이 업무 시간 외에 장성 모임에서 사회를 본 것 자체가 군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영창 수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장성 모임 사회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인 셈이다.

    게다가 국정감사 증인 출석은 일개 자연인 '백승주 씨'가 오라가라 하는 것이 아니라, 백승주 의원이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대의대표의 자격에서, 이 사안에 대해 궁금해하는 국민을 대신해 국회 소관 상임위의 의결을 거쳐 증인으로 채택해 부르는 것인데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대응한 것은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가 부르는 것은 국민을 대신해서 부르는 것인데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한 것은 국민을 상대로 으름장을 놓은 것처럼 들린다"며 "선출되지 않은 연예권력이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국회를 능멸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