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美현지언론 9일 북한 5차 핵실험 이후 트럼프-힐러리 반응 소개
  • ▲ CNN 등 美현지언론들은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이 2016 美대선에서 중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CNN 등 美현지언론들은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이 2016 美대선에서 중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이 지난 9일 실시한 5차 핵실험이 2016년 美대선에서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 간의 북한 핵문제 해결 전략이 상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美공화당 대선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美민주당 대선후보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상대편 공격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美CNN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워싱턴 D.C.에서 있었던, 한 우파단체에서의 유세 연설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 것으로 발표했는데, 이는 힐러리가 국무장관을 맡은 이후 4번째 핵실험”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는 실패한 국무장관 때문에 일어난, 또 다른 큰 실패”라며, 힐러리의 대외정책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 또한 성명을 내고 “힐러리는 국무장관으로서 북한의 핵개발을 종식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히려 위력과 정밀함에서 발전했다”면서 “북한 핵개발은 힐러리의 국무장관 재직 시절 대북정책이 실패한 데 따른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힐러리는 북한 5차 핵실험 소식을 전해들은 뒤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아 대북압박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의 핵실험은 터무니없고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나는 ‘유엔과 함께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추가 제재를 해야 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이어 “우리는 핵무기를 증강하는 게 아니라 줄일 대통령이 필요하다”면서 “동아시아에서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가 많아지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는데 미국은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힐러리의 주장은 트럼프가 선거유세 연설 때마다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며, “돈 못 내겠다면 알아서 핵무기를 개발하라”고 주장한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고 美현지언론들은 풀이하고 있다.

    힐러리는 같은 날 美뉴욕에서 열린 ‘포린 팔러시(FP)’ 주최 모임에서도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탄도 미사일에 실어 美영토에 날려 보내려는 시도를 용납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최종결과(bottom line)’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힐러리는 여기서 “테러조직 ‘대쉬(ISIS)’와 북한이 전혀 연계되지는 않아 테러조직의 손에 핵무기가 들어가는 최악의 위협 상황은 아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전 세계와 합심해서 북한의 이 위험한 게임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북한 5차 핵실험 이전에도 북핵 해결 방안으로 동아시아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와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대북제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의 ‘비군사적 해결’ 기조는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북한 핵시설에 대한 물리적 제거는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트럼프의 북한 핵문제 해법은 ‘대북압박’과 ‘물리적 제거’ 사이를 오가는, 매우 극단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美현지언론의 지적이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기간 동안 “김정은과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다”거나 “中정부를 경제적으로 압박해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한국과 일본을 경악하게 만든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美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이 지금처럼 계속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한국, 일본은 어쨌든 핵무장을 하려 들 것”이라면서 “어떤 시점이 되면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밝혀 한국, 일본은 물론 서방진영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美현지언론은 트럼프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그에게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WP)’는 트럼프가 2000년 ‘개혁당’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당시 저서 ‘우리에게 맞는 미국’에서 “북한 핵시설을 정밀 타격해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가 내놓는 것과는 다른 해법이지만, 그가 북한 정권을 전혀 신뢰하지 않으며, 필요하다면 ‘선제공격’까지 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처럼 북한 핵문제를 바라보는 美대선후보들의 시선이 워낙 다른데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전략에 대한 불만이 미국 내에서 점차 커지고 있어, 앞으로 두 달 남짓 남은 美대선까지 양측은 ‘북핵’을 상대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삼을 것이라는 게 美현지언론들의 분석이다.

    가장 가깝게는 오는 26일 뉴욕에서 열리는 트럼프-힐러리의 1차 TV토론에서 ‘북핵’이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