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 직후 국가유공자 접견… 김영우 국방위원장과 함께 거침없는 안보 행보
  • ▲ 새누리당 지도부가 1일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보기 위해 모여있다. ⓒ뉴시스 DB
    ▲ 새누리당 지도부가 1일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보기 위해 모여있다. ⓒ뉴시스 DB

    "저는 되묻고 싶은 것이, 그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되는 겁니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여의도에 있는 한 영화관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야권의 행동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직전 관람한 영화 탓에 감정이 격앙된 듯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1일 여의도에 있는 한 영화관을 찾았다. 최근 장안의 화제인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SNS에 '이거 아주 재밌다'고 하도 선전을 많이 하셔서 보러 오게 됐다"고 밝힌 정진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김영우 비대위원과 나란히 앉았다. 새누리당 임윤선 비대위원과 지상욱 대변인은 뒷줄에 앉았다.

    대부분의 비대위원과 당직자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볼 준비를 했다. 영화 광고에 걸그룹 I.O.I가 등장하자 민세진 비대위원이 정진석 원내대표에 이들의 탄생 배경을 소개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자 당직자들을 비롯한 지도부는 쥐죽은 듯 영화에 빠져들었다.

    ◆ 새누리당 지도부가 보러 간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가 단체로 관람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6·25 기습 남침에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유엔군의 최고사령관이었던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인천에 상륙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인천 상륙작전을 결정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보다 대북 첩보작전인 X-RAY 작전에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와 미 극동부 사령부가 조직한 북파공작 첩보부대인 켈로부대원들의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뤄져 눈길을 끌었다.

    이 영화의 많은 부분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맥아더 장군이 유엔군 파병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육군 제3보병사단 18연대 1대대 3중대 신동수 일병의 일화, "이념은 피보다 진하다"며 열렸던 '인민재판' 등의 모습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특히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일부 기자와 평론가들이 좌경화된 역사 인식을 드러내며 일제히 3점대의 평점을 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화제가 됐다. 평론가들의 악평과는 달리, 이 영화는 지난달 27일에 개봉한 직후 31일 기준으로 260만 관객을 모을 정도로 거센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 ▲ 영남권 합동연설회장을 찾은 새누리당 지도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영남권 합동연설회장을 찾은 새누리당 지도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상황은 달랐지만… 관람 후 소감, 애국심엔 한목소리

    관람 소감은 제각각이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애국심에 대해서는 일치단결한 의견을 냈다.

    오는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휴가까지 반납한 채 새누리당 지도부를 이끌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는 "영화로 (휴가를) 퉁치는 것"이라며 "영화를 봤으니까 휴가는 다 다녀온 것이 아니냐"고 웃었다.

    하지만 소감을 묻자 진지한 얼굴로 "대한민국을 누가 지켰느냐 물어보면 큰 인물들을 많이 생각하는데, 저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무명의 용사들이 감동적인 영화로 그려진 것 같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되는 상황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함으로써 우리가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다지게 됐다"고 언급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영우 비대위원은 "원칙적인 이야기지만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그냥 얻어진 게 아닌데 그걸 자꾸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드 배치를 향한 일부 성주군민의 반대 운동과 이를 부추기는 야당 의원들의 행태에 관해 묻자 "포퓰리즘으로 생각해서 될 일은 아니고, 성주군민에 대해서는 소상히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주한미군과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하는 야당의 움직임이나 흐름은 상당히 무책임할 수 있다"고 두 흐름을 나누어서 평가했다.

    두 딸이 아역으로 영화에 출연한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몇 번 눈물이 났다. 이런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지켜지고 있다"며 "정말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우리는 일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 그 뜻으로 나라를 지키는데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참전용사 만난 새누리… '문화 공세' 펼치는 야권에 대항

    이날 새누리당 의원들은 6·25 참전 국가유공자와 만나기도 했다. 6·25 참전 유공자들 역시 인천 상륙작전을 보기 위해 여의도의 영화관을 찾았다.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에게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국가유공자 여러분들을 끝까지 국가가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새누리당이 이날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한 것은 좌경화 일색이 된 '문화 권력 전선'에서의위를 바탕으로 영화를 정치쟁점화하려 시도하는 야당의 공세에 맞서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새누리당 소속인 홍준표 경기도지사는 SNS에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3.41이라는 평점을 준 가장 큰 이유는 반공영화이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그렇다면 용공영화라면 평점 10점을 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좌파매체들이 앞다투어 이 영화를 깎아내리고 북한에서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보면, 대한민국 국민은 이 영화를 꼭 보셔야 할 것으로 본다"며 "영화에도 좌우가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참 걱정스럽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