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등록까지 넉넉한 시간 …대통령에 몸 낮추면서 친박엔 총 쏴
  • ▲ 오는 8.9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 있는 대구공항을 이전키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할 일이라고 칭찬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오는 8.9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 있는 대구공항을 이전키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할 일이라고 칭찬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민항복합 공항인 대구공항을 이전키로 한 것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김용태 의원은 12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승민 의원이 19대 국회 때 국방위원장을 하면서 본인 지역구에 가장 중요한 현안인 군 비행장 이전에 공을 들여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한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에 대구 공항 이전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이 오찬을 끝내면서 인사하는 과정에서 35초간 대화를 나눴고, 여기서 대구 공항 이전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이 이미 복당이 완료된 유승민 의원, 나아가서 김무성 전 대표 등 새누리당 내 모든 잠재적인 당내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회복하고 소통해나가는 것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의 지역 현안을 해결해주면서 '선물'을 준 박 대통령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 셈이다.

    다만 그는 친박에 대해서는 여전히 날을 세우면서, 단일화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레이스를 시작한 이상 저의 육신과 영혼을 모두 다 걸고 완주해서 우승해낼 것"이라면서도 "레이스 전체가 완전히 흐트러져서 게임을 다 끝낸다는 게 무의미해졌을 때 뜻과 뜻이 맞는 동료들과 힘을 합쳐 대의명분을 쫓겠다. 제 조그마한 이익을 탐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새로운 리더십을 이야기하면서 단일화를 하면 계파 갈등이 심해질 것으로 보이지 않겠냐는 질문에도 "전당대회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과거의 리더십, 특정 계파의 패권을 종식 시킬 거냐 말 것이냐의 게임"이라며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민에게 관심을 다시 받을지 아니면 예전의 찬란했던 영광이나 유산에만 기댈지 그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러한 구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김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를 계파전으로 끌고간 뒤, 본인은 단일화하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는 출마를 여전히 저울질 중인 서청원 의원에도 "빨리 출마하라"며 "국민 공천제 관련해 당원의 심판을 받으라"고 도발하기도 했다.

    서청원 의원이 출마할 경우 새누리당의 오는 8.9 전당대회는 계파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당 대표 선거에 나서기로 선언한 한선교 의원은 "서청원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힌 것 같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고, 홍문종 의원은 "서청원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내 출마 의사도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새누리당은 오는 29일, 하루 동안 후보자 등록을 할 예정이다. 김 의원으로서는 단일화를 의논하기까지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있다.

    한편 김용태 의원은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중국이 원한 AIIB와 미국이 원한 사드를 동시에 들어준 결정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우리 지역은 안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정책적 기조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