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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단 초청 오찬에서 정진석 원내대표,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공동취재단
한마디로 기대 이상이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환대였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전원을 초청한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준 배려를 두고 나오는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새누리당 국회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원내 투톱'과 당 비상대책위원들이 자리한 헤드테이블에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배려는 빛났다.
당 비상대책위원인 김영우 의원을 향해 "중요한 시기에 국방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덕담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끈 박근혜 대통령은 오찬이 끝난 뒤 참석자 전원과 악수를 나누며 개별적인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대화의 시간'이 되레 오찬 자체보다 더 길었다. 점심식사는 약 1시간 20분에 걸쳐 진행된 반면, 의원들이 퇴장할 때 일일이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눈 시간은 1시간 40여 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악수만 하면서 지나친 게 아니라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개별적으로 관심사와 안부를 물었다"며 "1시간 반이 넘게 그렇게 한다는 것은 청와대 직원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국회법 파동'으로 원내대표를 중도 사퇴한지 꼭 1년이 되는 날을 맞이한 유승민 의원에 대한 파격적인 포용과 배려가 단연 돋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타 의원들과는 10~20초 정도 대화를 나눴으나, 유승민 의원과는 이례적으로 35초 동안 대화를 나눴다.
유승민 의원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오랜만에 본다. 어느 상임위냐. 국방위에서 옮겼느냐"고 관심을 표명한 박근혜 대통령은 "공항 문제로 지역이 어려울텐데 애써달라"고 당부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통령의 태도에 유승민 의원도 황감했음인지 깊이 허리를 숙이며 "지혜롭게 잘하겠다"고 답했다.
서청원 의원과의 대화에서는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화합을 해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쓴 기색이 역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서청원 의원을 향해 "8선인데 국회의장까지 양보하고 당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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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단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마치자 유승민 의원이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 사진공동취재단
오찬 직후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서청원 의원에게 '당의 중심이 돼서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는 말을 전했으나, 이에 대해서는 즉각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이 있었다. 이우현 의원은 "대통령이 서청원 의원에게 '당의 중심'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당의 화합을 위해 애써달라고 격려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대표가 돼서 '맏형 리더십'으로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달라는 당부일 수도 있지만,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계파 갈등이 격화되니 당의 화합을 위해 국회의장 때처럼 양보해달라는 당부일 수도 있다.
특히 최근 이주영 의원과 한선교 의원 등 친박계에서도 "서청원 의원이 출마하면 계파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는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표현을 세심하게 피해가며 '당의 화합'을 당부함에 따라 서청원 의원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박명재 사무총장이 오찬에 앞서 "이번 전당대회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참석"이라고 상신하자, 오찬이 끝난 뒤 박명재 사무총장의 손을 맞잡으며 "꼭 참석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당이 하나되는 자리에 직접 참석해 집권여당의 계파 갈등 해소와 용광로적 융합을 위해 힘을 보태고 거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박근혜 대통령의 파격적 환대에 복당파 의원들도 감격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지난 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사심 공천'에 대한 앙금이 가시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청와대 오찬을 계기로 이를 모두 훌훌 털어낸 듯한 반응이었다는 전언이다. 당내 화합의 단초와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주호영 의원은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이런 마음으로 이러한 행사를 자주 했으면 좋겠다"고 만족감을 표했으며, 안상수 의원도 "소통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오늘 보니 각 의원들에게 덕담만 한 게 아니라 내용 있는 말씀을 하시더라"고 높이 평가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완벽한 회동이었다"며 "대통령이 정말 세심하게 준비를 많이 했고, 의원들과의 개별적 소통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원들 모두가 너무나 유익한 자리에 대만족했다"며 "집권여당 의원으로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치단결·심기일전해 국민의 뜻에 부응하자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