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구성 협상 압박 카드로 외통위 활용에 '낭패볼까' 우려
  • ▲ 지난 20대 총선을 통해 3선 중진 반열에 오른 새누리당 김영우 전 수석대변인이 외교통일위원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새누리당이 야당에 위원장을 넘겨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 20대 총선을 통해 3선 중진 반열에 오른 새누리당 김영우 전 수석대변인이 외교통일위원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새누리당이 야당에 위원장을 넘겨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영우 전 수석대변인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새누리당이 야당에 외통위원장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영우 전 수석대변인은 1일 취재진과 만나 "새누리당이 원내교섭단체 3당 간 원구성 협상에서 외교통일위원장 자리와 국방위원장 자리를 넘겨주겠다면서 야당을 압박하고 있는데, 외교통일위원회가 그렇게 넘겨주자 말자 할 곳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19대 국회에서 후반기 외통위 간사를 맡았던 김 전 수석대변인은 "외통위의 활동은 그 자체로 외교활동이다. 생각보다 많은 국빈을 만나야 하는 자리"라며 "기본적으로 청와대와 발을 맞춰야 하는 일이 많다. 여당이 외통위원장 자리를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우 전 수석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새누리당이 원구성 협상에서 나서면서 외교통일위원장직과 국방위원장직을 지렛대 삼아 야권을 압박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18개의 상임위 중 10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맡았고 더불어민주당은 8개를 맡았지만,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38석을 차지하고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20대 국회에서는 의석수에 따라 새누리당이 2개의 상임위를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중 새누리당은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를 야당에 넘겨줄 수도 있다며 압박용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에 외교와 국방 분야의 전문가가 드물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던 백군기 의원이 경기 용인갑에서 낙선하면서 20대 국회에 군 전문가가 원내에 전무한 상태다. 외교 분야 역시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가 비례대표에 15번에 공천됐지만 13순위까지만 당선되면서 차례를 기다려야 원내에 입성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석대변인은 "새누리당에서는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야당에 외통위를 넘겨주게 되면 정부의 외교정책이 상당히 방해를 받게 된다. 새누리당은 외통위를 절대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야당이 '절대 받을 리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수석대변인과 비슷한 주장은 정치권 일각에서도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외통위가 향후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상임위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나오는 모양새다.

    한편, 김 전 수석대변인은 "개인적으로는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의원들을 복당시켜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총선 민의를 저버리는 행위가 아닐까 한다"며 "사람들은 새누리당에 등을 돌렸다기보다, 총선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누리당이 다시 잘하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수석대변인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는데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경기 포천·가평 지역에 출마해 6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