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3선 이춘석 "총선 참패, 스스로 호남당이길 거부한 결과"
  • ▲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호남 민심에 적극 구애를 하고 있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당 내부에서도 이렇다 할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 더민주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관련해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으나, 향후 어떤 방향으로 호남을 대할지 주목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호남 민심에 적극 구애를 하고 있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당 내부에서도 이렇다 할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 더민주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관련해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으나, 향후 어떤 방향으로 호남을 대할지 주목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민심에 적극 구애를 하고 있지만 정작 당내에서도 이렇다 할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다.

    더민주 내 유일한 호남 3선인 이춘석(전북 익산갑) 의원은 19일 "왜 우리가 호남서 참패했는지 고민해주길 바란다"며 "의정 생활 하면서 수권정당보다는 호남지지를 받기 위한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춘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민주가 수권했을 때 호남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으면 국민의당에 계속 밀릴 것이라고 본다"며 "(호남이) 전국정당, 수권정당이 아니어도 호남민의 아픔을 알아주고 발전시켜줄 정당을 선택한 것이 국민의당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당내 일부서 제기되는 더민주가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면 호남이 다시 지지를 보낼 것이란 의견에 반박한 셈이다. 더민주는 이번 4·13 총선에서 호남 28석 중 3석을 얻었고, 광주에선 8석 전부를 국민의당에 내줬다.

    이춘석 의원은 그러면서 "저희 당이 호남의 80∼90%를 득표하면 더민주는 그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우리가 호남당으로 낙인 찍힌다고 한다"며 "호남민들은 그럼 어디를 믿어야 하나, 표를 찍어주는 당조차 호남당이길 거부한 결과가 이번 총선"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김홍걸 통합위원장은 "호남 민심이 국민의당을 완전히 선택한 것은 아니다"며 이춘석 의원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김홍걸 위원장은 이날 PBC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압승한 것은 더민주가 그동안 무기력하고 오만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서 심판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에게 표는 몰아줬지만 선거 후에 그 분들이 지켜보고 있는, 주목하는 대상은 오히려 더민주"라고 강조했다. 

    김홍걸 위원장은 총선 이후 국민의당 중심으로 제기됐던 '새누리당과의 연정'에 대해 안철수 대표가 부인한 것에 대해선 "그분들(국민의당)이 선거 직후 좀 들떠서 이런저런 불필요한 발언들을 막 했다"며 "호남 민심을 감안한다면 새누리당과의 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처럼 호남을 대변하겠다는 두 사람부터 일치되지 않은 목소리를 내고 있고, 앞으로도 의견 합치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춘석 의원은 당내 유일한 호남 3선 의원으로, 제2기 '김종인 비대위'에서 비대위원을 맡고 있다. 반면 김홍걸 위원장은 더민주가 호남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선 현재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해체가 필수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민주는 최근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이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를 놓고 정부와 각을 크게 세우고 있다. 지난 17일 전야제 행사에선 '대통령직 도둑질'과 같은 과격 발언과 정부·여당과 대화와 타협보다는 투쟁하라는 요구가 쏟아져나오기도 했다. 

    더민주는 민생 우선·수권정당으로의 변모를 내세우고 있지만, 호남 내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같은 강경 주장에 휘둘린다면 수권정당, 전국정당으로의 길은 멀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