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우승한 병장, 취사병 노하우 100여 쪽으로 엮어
  • ▲ 13일 육군은 제8기계화보병사단 정보통신대대 우승한 병장이 후임병을 위한 '취사병 길라잡이'를 펴냈다고 밝혔다. ⓒ 육군
    ▲ 13일 육군은 제8기계화보병사단 정보통신대대 우승한 병장이 후임병을 위한 '취사병 길라잡이'를 펴냈다고 밝혔다. ⓒ 육군

    육군 취사병이 군대 음식 조리법을 위한 '취사병 길라잡이'를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3일 육군은 제8기계화보병사단 정보통신대대 우승한 병장이 후임병을 위한 '취사병 길라잡이'를 펴냈다고 밝혔다.

    말년 취사병인 우승한 병장은 그동안 쌓인 군대요리 노하우를 100쪽이 넘는 책으로 엮어냈다. 병사가 군에서 터득한 자신의 노하우를 책으로 엮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한 병장은 "이미 취사병을 위한 표준 조리지침서가 있지만 군대요리는 조리 양이 많아 나름대로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것에 착안, 상병 때부터 길라잡이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우 병장은 "제가 만든 반찬을 전우들이 남김 없이 맛있게 먹을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군대음식은 맛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군대음식에도 혼을 담으면 어머니 손맛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 병장은 호텔 주방장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요리사라는 꿈을 키웠다. 영남대 식품영양학과에 재학 중 입대한 그는 이달 말 전역 후 식당을 개업할 예정이다.

    책에는 식자재를 정리하는 방법에서부터 위생관리 방법, 메뉴별 조리 비법 등 표준 조리지침서에는 담기지 않은 우 병장만의 노하우가 실려 있다.

    길라잡이에서 우 병장은 "부대찌개는 재료를 넣을 때마다 센 불과 중불 사이를 오가는 불 조절이 중요하다. 소시지와 햄은 너무 오래 끓이면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중간쯤에 넣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징어무국을 끓일 때는 오징어를 넣고 국을 자주 저어주어야 한다. 많은 양의 국을 끓이다 보면 오징어가 솥 바닥에 가라앉아 눌어붙기 때문"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우 병장이 신입 취사병 길라잡이로 후임병을 교육한다는 사실은 입소문을 타고 사단 사령부까지 전달됐다. 이에 사단 사령부는 신입 취사병 길라잡이를 책자로 만들어 각 부대 식당에 배포하기도 했다.

    우 병장의 책자는 신입 취사병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우 병장의 후임인 서병수 일병은 "처음 부대에 전입했을 때는 음식 만들기가 겁이 났지만 신입 취사병 길라잡이를 보고 조리법을 하나씩 익혀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대대장 구원교 중령은 "병사가 자유 시간을 쪼개 후임병을 위한 책을 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우상호 병장은 성실하고 임무에 충실해 사회에 나가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