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제대로 안 하면 하나씩 터뜨리겠다" 선언에 조응천 "옛날 일 언급 않겠다" 해명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을 향한 "국정운영을 제대로 안 하면 하나 씩 터뜨리겠다"는 경고성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해명에 나섰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을 향한 "국정운영을 제대로 안 하면 하나 씩 터뜨리겠다"는 경고성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해명에 나섰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조응천 당선인(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을 향한 협박성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조 당선인도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 4일 당선되면서 밝혔던 "더민주는 이제 하루하루 변화하고, 국민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포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응천 전 비서관과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등 권력 내부의 속성과 잘못된 국정운영 방식을 아는 분들이 당선돼 우리 당에 왔다"며 정부여당을 향해 "국정운영을 제대로 안 하면 하나씩 터뜨리겠다"고 경고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튿날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비정상적으로 국가가 운영됐던 여러 가지 사례들이 있어, 그걸 바로잡자는 취지"라며 "당장 쟁점을 만들거나 정치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조응천 당선인도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폭로, 저격 등에 대한 제 입장은 입당 당시 드렸던 말씀과 전혀 변동 없다"고 밝혀 '청와대 저격수' 역할에 대한 일각의 관측에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폭로하고자 나를 영입하려고 했다면 입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영입 제안을 받았을 때도 옛날 일은 건드리지 않겠다,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조응천 당선인은 지난 2014년 청와대가 '정윤회 문건'의 외부 유출 통로로 지목됐으나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원론적인 말씀"이라며 한발 물러서고, 조응천 당선인도 "옛날 일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으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20대 국회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대선 기간이 되면 더민주가 '조응천·김병기 카드'를 꺼낼 것이란 지적이 계속 제기된다. 

    조응천·김병기 당선자를 영입했던 문재인 전 대표는 4·13 총선 전날 자신의 SNS에 "총선 출마자 중 조응천·김병기 후보 두 사람이 계속 눈에 밟힌다"며 "두 사람이 당선되면 이 정권을 가장 잘 알고, 이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자신을 비롯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운동권 정당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과거 운동권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비판하는 논조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낡은 문화가 있다면 청산하고 과거 운동권이라고 차별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지난 4일 당선자-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통해 30여 분 만에 만장일치를 이끌어내면서 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원내 1당의 신임 원내대표가 20대 국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정부·여당을 향한 협박성 발언을 하고 이를 해명하는 상황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던 포부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