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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 총선에서 전북 전주을에 당선된 새누리당 정운찬 당선인. 사진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원유세하는 장면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 곳에서 예산 폭탄을 약속하기도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번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무소속 당선 의원들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원내 1당 자리도 내줄 위기에 처했다.
수도권과 대구, 부산에서 각각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이 속출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전통적인 텃밭 또한 잃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지역을 갈고 닦아 여권의 사지(死地)로 불리는 호남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당선자가 두 사람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자와 정운천 당선자다.
두 사람의 당선은 20대 총선 결과에 대한 해석을 바꿔놓았다. 대구에서 무소속 홍의락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당선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의석을 넓힌 것은 '일방적 새누리당 심판론'대신 '지역구도 타파'라는 해석도 가능하게 만들어줬다.
이 두 사람은 이같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철저히 중앙당과 거리를 두면서 지역을 파고드는 방법을 택했다. 자당에 비판할 내용이 있다면 숨기지 않고 거리낌 없이 비판했다. 정운천 당선자는 14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너무 자만했다. 참패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32년 만에 여당 의원이 호남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원인을 묻는 말에 "당보다는 배지 없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 한 명이라도 뽑자는 마음이 스며든 것이 아닌가 한다"고 지목했다.
정운천 후보는 당선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저의 당선은 실종된 정당정치가 복원되는 여야 쌍발통정치의 시작"이라며 "낙후된 전북의 설움을 풀겠다. 야당 의원 열 사람의 몫을 해내겠다"고 언급했다.
또 "여러분이 저를 전북도민을 대표하는 '전북 여당대표'로 만들어 주셨다"면서 "그 힘을 바탕으로 전주를 '호남 정치 1번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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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20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인. 그는 여당의 최고위원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정현 후보의 역시 중앙당과 거리를 뒀다. 이정현 후보는 정치적으로 박 대통령과 가까운 친박으로 분류되지만, 공천 정국에서는 침묵을 지키며 대립구도에서 비켜갔다.
이 후보는 당선된 후 자전거를 타고 인사를 돌면서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철저히 밑바닥을 훑으며 지역민과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보여줬다. 그는 당선인사에서 "보건의료대학 순천 유치와 광양만권 활성화를 위해 죽을힘을 다해 뛰겠다"고 했다.
나아가 "앞장서서 몸으로, 말이 아니라 발로 뛰면서 실천하겠다"면서 "지역을 위해, 국가발전을 위해 국회의원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본보기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행보는 당의 후광을 믿고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던 기득권 정당의 후보들과 차별됐다. 친노패권주의에 물든 호남의 더민주와 '후보만 내면 무조건 당선'이라는 TK 모두에게 경종을 울린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