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확진자 40대 남성, 브라질 출장 중 모기 물려 감염… 다행이 호전
  • ▲ 한국인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팔에 나타난 발진 모습. ⓒ질병관리본부 제공
    ▲ 한국인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팔에 나타난 발진 모습. ⓒ질병관리본부 제공


    지난 22일 한국에서 첫 지카바이러스(Zika virus)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40대 남성은 브라질 출장중 모기에 물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한다. 지카바이러스는 성관계를 통해서도 전염되기에 그의 부인도 질병관리본부에 감염 여부 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카바이러스는 2014년 5월부터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 확산되기 시작, 2015년 하반기부터 급속히 확산세를 보이며, 42개국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특히 남미 지역에서는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산부들이 출산한 신생아가 '소두증'에 걸리는 사례가 나타나 충격을 줬다.

    지카바이러스는 보통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남미 지역 등 열대지방에서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는 한국에 서식하지 않지만, 사촌뻘 되는 '흰줄 숲모기'는 국내에도 서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안전처는 중앙부처 및 지자체와 지카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한 모기 방제 시스템을 논의했다고 한다.

    국민안전처는 24일 서울정부청사에서 9개 중앙부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17개 시도 관계자와 영상회의를 갖고, 모기 방제 추진 상황 점검 및 각 부처의 방역 참여 계획을 확인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회의에서 지카바이러스 매개체인 모기 방제 계획을 설명했다. 각 부처와 지자체도 질병본부 지침에 따른 방역 협조를 결정하고, 각 부처가 추진 중인 대응 정보를 교환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바이러스 대책반을 중심으로 24시간 상황실을 운영계획과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흰줄 숲모기 방역 대책을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또한 "각 지자체에 흰줄 숲모기 방제관리지침을 배포하고 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대대적인 유충 서식지 제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 ▲ 지카바이러스 감염 매개체로 알려진 '이집트 숲모기'의 사촌뻘인 '흰줄숲모기'. 국내에도 서식한다. ⓒ질병관리본부 제공
    ▲ 지카바이러스 감염 매개체로 알려진 '이집트 숲모기'의 사촌뻘인 '흰줄숲모기'. 국내에도 서식한다. ⓒ질병관리본부 제공


    회의 결과 9개 부처 모두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방역체계를 강화하고, 확진 검사 시스템을 확중하기로 했다. 모기 활동이 활발해지는 7월 이전 '유충 서식지'를 제거하고 흰줄 숲모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민행동수칙'을 배포하기로 했다.

    국민안전처는 지카바이러스 관련 부처 및 지자체 간 점검회의를 열고, 협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총괄 관리·조정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료 방역활동을 돕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본부를 구성해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의 방역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국립공원 내 대피소, 화장실, 야영장, 약수터 등 유충이 서식할 수 있는 습지를 제거하고 공원 방문자를 대상으로 지카 바이러스 예방 홍보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도 항공기 기내 및 공항 시설, 도시공원 및 녹지분야에 대해 방제를 실시한다. 지자체와도 협조해 건설 현장 주변 정리, 카센터 및 폐타이어 야적장소 청결관리 조치를 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일제 소독의 날'에 맞춰 축사 주변에 모기방제 활동을 실시하고, 수목원,자연휴양림 등 산림 내 다중이용시설의 방충망 정비 및 방제 활동을 실시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군내 방역체계 강화와 함께 자체 확진 검사 시스템을 마련하고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은 "흰줄숲모기가 활동하는 5월에서 10월 이전에 유충 서식지를 제거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각 중앙부처와 지자체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동참하는 범정부적인 선제적 방제활동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희겸 실장은 "국민들은 방역 당국에서 배포한 '흰줄 숲모기 유충 방제지침'과 '국민행동수칙'에 따라 모기물림 예방법, 예방수칙 등 권고사항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건복지부 설명에 따르면 지카바이러스 감염자의 80%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는 발열, 발진, 눈 충혈 등의 증상이 2~7일간 약하게 나타난다고.

    감염성 질환이긴 하나 2차 감염 위험성이 적고, 감염이 돼도 대부분 자연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을 막으려면, 야외 활동시 긴팔 옷과 긴 바지를 입고, 모기 기피제를 주기적으로 바를 것을 당부했다.

    지카바이러스 의심환자는 가까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뎅기열이 아님을 확인받은 후 아스피린과 소염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지카바이러스 확진자는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최소 2개월 동안 성관계를 피하거나 불가피할 경우에는 콘돔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