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위스콘신州 프라이머리’부터 여름경선 때까지 ‘트럼프 안티’ 하기로
  • ▲ 美CBS가 주최한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토론에 나온 테드 크루즈, 도널드 트럼프, 마르코 루비오. ⓒ美공영 PBS 보도화면 캡쳐
    ▲ 美CBS가 주최한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토론에 나온 테드 크루즈, 도널드 트럼프, 마르코 루비오. ⓒ美공영 PBS 보도화면 캡쳐

    2016 美대선을 앞두고, 본선보다 경선에서 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美공화당은 마치 한국 정당을 보는 것처럼 분열과 대립을 겪고 있다.

    美‘뉴욕타임스’의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를 보면, 공화당 지도부가 지역 경선에서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를 낙마시키기 위해 극약처방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는 오는 4월 5일 열리는 위스콘신州 프라이머리(개방형 경선)를 시작으로 ‘트럼프 버리기 100일 작전’을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美공화당 주류층이 트럼프 반대 로비, 게릴라식 반대 유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트럼프가 공화당 대의원 1,237명을 확보하는 것을 가로 막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美공화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美공화당 일각에서는 만약 주류층의 ‘트럼프 낙마 작전’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대안 후보’도 물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톰 코번 前오클라호마州 상원의원, 릭 페리 前텍사스 주지사 등이 유력한 인물로 떠올랐다고 한다.

    이 같은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은 美공화당 내에서도 강경파로 알려진, ‘네오콘’ 인물 ‘윌리엄 크리스톨’이다. 현재 ‘위클리 스탠다드’라는 우파 잡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톨은 공화당 주류층처럼, 도널드 트럼프가 美공화당의 전통적인 신념과 가치를 버리고 ‘포퓰리즘’에만 기대고 있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낙마를 위해 수백만 달러의 거액을 쏟아 붇겠다며 활동 중인 데이비드 매킨토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성장을 위한 클럽’을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매킨토시는 ‘트럼프 낙마’를 외치며,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5일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州 상원의원을 지지하던 사람들과 ‘다크호스’로 떠오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지지자들이 뭉쳐야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뉴욕타임스’는 19일 보도에 이어 20일, 21일에도 美공화당 주류층이 트럼프가 대선후보가 되는 것을 얼마나 싫어하고 있는지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美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가 대선후보로 지명되는 것을 막기 위해 7월 중재 전당대회를 통해 다른 인물을 내세울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美공화당 대의원 2,472명 가운데 과반수(1,237명)를 차지해야 대선 후보로 지명될 수 있는데, 트럼프는 현재 673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상태다. 테드 크루즈나 존 케이식과의 차이가 크지만, 당 주류에서 조직적인 ‘트럼프 낙선 작전’을 펼치면, 결국에는 당의 중재 전당대회가 열릴 수 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트럼프에게는 새로운 문제도 생겼다. 미국 최대의 유대계 단체인 AIPAC(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유력 유대인 지도자들이 ‘트럼프 반대’ 선언을 한 것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AIPAC은 트럼프를 21일 열리는 총회 연설 연사로 초청했다.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AIPAC이 주요 후보들을 초청해 총회 연설을 부탁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였다. 하지만 지난 18일(현지시간) AIPAC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지도자들이 “만약 트럼프가 연설을 한다면 우리는 중도에 퇴장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美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부 유대계 지도자들은 트럼프를 가리켜 “증오를 부추기는 정치인”이라며 “우리는 추악한 정치는 반대한다”며 그의 연설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주류인 기독교계 백인 계층과 히스패닉, 흑인에다 유대인까지 트럼프에 반기를 드는 반면, 저소득층 백인들은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탓에 美공화당은 지금 한국 정당 못지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