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내치고 윤후덕 살리고… 더이상 DJ는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경선을 마무리 한 가운데, 20일 현재까지 컷오프(공천 배제)됐던 의원들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야권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심신청이 기각되면서 무소속 출마설이 돌았던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서울 마포을)를 손혜원 홍보위원장에게 넘겼다. 

지난 18일 정청래 의원은 손혜원 위원장의 출마기자회견에서 "오늘 이 순간부터 정청래가 손혜원이고 손혜원이 정청래"라면서 "손혜원 위원장과 정청래가 손 잡고 당에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혜원 위원장의 갑작스런 마포을 출마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표창원 비대위원에 따르면 손혜원 위원장은 비례대표 1번으로 내정됐었고 손 위원장 본인도 전날까지 정청래 의원 지역구에 공천되는 것에 부정적 의사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당내 대표적인 중도·합리파 의원으로 불리는 전병헌 전 최고위원(서울 동작갑)의 경우 당초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당에 잔류할지, 탄탄한 지지세를 기반으로 무소속 출마를 할지, 국민의당에 입당해서 중도·개혁·민생·실용의 행보를 선택할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하지만 더민주가 전병헌 전 최고위원의 지역구 동작갑에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을 공천키로 발표했다.

전병헌 전 최고위원은 충청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모셨고 호남 핵심 정치인들과도 교분이 깊다. 이러한 영향력 및 인지도 등 점에서 봤을때 전병헌 전 최고위원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작갑 등 수도권 판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녀 취업청탁 의혹 등 '갑질' 논란을 겪었던 윤후덕 의원은 재심신청이 받아들여져 경기 파주갑에 단수추천 받아 구제됐다. 

정호준·부좌현 의원은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으로 입당했다. 

국민의당은 21석을 확보하면서 원내교섭단체 구성 안정권에 들어갔다. 당초 컷오프된 임내현 의원의 탈당이 예고되면서 최단기간 교섭단체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를 넘긴 셈이다. 

선거보조금 48억원도 지원받을 수 있게됐다.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에 대한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에 불복해 더민주를 탈당한 신기남 의원은 지난 18일 김민석 전 의원이 이끄는 민주당 입당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신기남 의원의 합류로 1석을 보유, 5번째 원내정당이 됐다. 약 3000만원의 선거보조금도 받게 됐다. 

더민주는 지난 19일 7곳에 대한 경선 및 결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경선을 마무리지었다. 

주목받은 결선지 중 하나였던 서울 금천에서는 이훈 전 청와대 비서관이 이목희 정책위의장을 누르고 공천을 확정했다. 

이목희 정책위의장이 탈락하면서 국민의당이 '패권 친노·무능 86'으로 지목한 5인(김경협·이해찬·정청래·이목희·전해철) 중 3명(이해찬·정청래·이목희)이 정리됐다. 

광주 서갑에서는 현역인 박혜자 의원이 송갑석 예비후보에게 패배했다. 현역 의원 8명 중 6명이 국민의당에 합류했고 앞서 강기정 의원도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더민주는 광주에서 전원 원외 인사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

한편 더민주는 경선 단계에서 26명의 현역 의원 중 11명이 탈락했다. 지난달 24일 1차 컷오프가 이뤄질 당시인 108석을 기준으로, 불출마자(김성곤 제외)를 포함해 36명으로 30%정도의 현역 교체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