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론'에 일침… "연대 안한 역대 총선, 오히려 與 과반 저지"
  • ▲ 통합신당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선 의원이 24일 의원회관에서 추진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통합신당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선 의원이 24일 의원회관에서 추진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야권 통합신당을 추진 중인 박주선 의원이 이른바 '야권 선거 연대' 논란에 있어서 천정배 의원이 아닌 안철수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새정치연합을 대체하는 제1야당을 만들기 위해 신당을 추진하는 것인데, 청산 대상과 연대를 한다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것이다.

    통합신당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선 의원은 24일 의원회관에서 추진위원회의를 열고 "하나로 통합된 신당과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선거 연대는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박주선 의원은 "우리가 추진하는 통합신당은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대안 정당"이라며 "지난 10년간 온갖 실정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장기집권의 빌미가 돼온 친노(親盧)·586 세력을 청산해야 야권의 새로운 질서가 수립될 수 있으며 정권교체의 기틀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2016년 총선에서는 야권을 철지난 낡은 진보 이념 투쟁과 계파패권주의의 수렁에 빠뜨린 친노·586 세력을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며 "이렇게 청산해야 할 대상과 연대를 해야 한다면 굳이 신당을 만들 이유도, 명분도 없다. 자기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안철수 의원은 21일 독자적인 신당 창당의 원칙과 방향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새정치연합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선거 연대'는 물론 부분적인 후보단일화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정배 의원은 이튿날인 22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정적으로 그렇게 (선거 연대가 안 된다고) 말하면 안 된다"며 "지금이야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이 밉고, 새정치연합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이 있어 그렇게 말하겠지만 그렇게 (선거 연대 없이) 가면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아울러 "1대1 구도가 야권에 유리하다"며 "안철수 의원 지역구(서울 노원병)도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도 했다.

    박주선 의원의 이날 발언은 이렇게 촉발된 신당과 새정치연합의 '선거 연대' 논란을 명쾌하게 정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박주선 의원은 천정배 의원의 '1대1 구도가 야권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적극적으로 재반박하기도 했다.

    박주선 의원은 "1대1 구도 선거 전략은 승리의 선거 공식이 아니고 오히려 야당 내의 기득권을 연장하기 위한 패권주의자들의 논리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선거 역사를 보면 역설적으로 야권이 분열하면 여당의 과반수를 저지했고, 인위적으로 통합하면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제3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13대(1988년)·14대(1992년)·15대(1996년) 총선은 여당이 참패하거나 과반 의석에 미달한 반면, 이른바 '선거 연대'를 해서 여야가 1대1로 대결한 19대(2012년) 총선과 각종 재보선에서는 야당이 참패를 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988년 치러진 13대 총선에서 야권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통일민주당,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평화민주당, 김종필 전 국무총리(JP)의 신민주공화당으로 삼분된 채 선거전을 치렀으나, 결과는 평민당이 70석, 민주당이 59석, 공화당이 35석을 얻었고 집권 민주정의당은 125석에 그쳐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다.

    1996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도 DJ의 새정치국민회의와 JP의 자유민주연합이 나뉘어져 선거전에 임했으나, 결과는 국민회의 79석, 자민련 50석에 집권여당인 신한국당은 139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박주선 의원은 이처럼 야당이 '선거 연대'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절대 총선에서 패배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역설하며 "청산 대상이자 개혁 대상인 친노·586 세력과의 연대는 야권 전체의 패배만 자초하는 '죽음의 키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신당을 추진하는 세력에게 필요한 것은 청산해야 할 '만년 야당 기득권'에 취해 동맥경화에 걸린 새정치연합과의 연대가 아니다"라며 "위력적인 대안 야당으로 하나되는 통합신당 건설부터 시작해야지,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