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희 "더욱더 민주적인 당 돼야… 당내민주주의 실현하라는 염원 담겨 있다"
  • ▲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새삼 60년 역사의 정통성을 강조한 가운데, 주승용·오영식 최고위원의 사퇴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최고위 출석 거부 등으로 회의 좌석이 보기 흉하게 듬성듬성 구멍이 나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새삼 60년 역사의 정통성을 강조한 가운데, 주승용·오영식 최고위원의 사퇴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최고위 출석 거부 등으로 회의 좌석이 보기 흉하게 듬성듬성 구멍이 나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명 변경을 맞아 새삼 '역사적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친노(親盧) 빈껍데기들만 남은 당의 실상을 눈속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흔들리고 분열하는 시련을 겪었으나, 시련 속에서 더 단련돼 가고 있다"며 "이제 더불어민주당의 간판으로 혁신하고 더 강해져서 더 든든하게 국민의 희망이 되겠다"고 부르짖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제 우리 당이 더불어민주당으로 새롭게 태어났다"며 "당이 60년간 지켜온 역사적 정통성을 보다 확고히 하고 혁신과 단합을 통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우리 정당 문화가 명망가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해서는 국민 보기에 면목이 없게 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명망가들의 선거 정당이 아니라 60년 역사와 전통에서 우러나오는 역사적 정통성을 기초 삼아서 국민과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60년 역사'라는 것을 재삼재사 강조하는 이유가 뭘까.

    야권 관계자는 "당연한 것이라면 강조할 필요가 뭐가 있겠느냐"며 "(더불어민주당) 자기네들도 뭔가 꿀리는 게 있으니까 '60년 역사'니 '역사적 정통성'이니 하는 것"이라고 혀를 찼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DJ의 분신이라고까지 불리는 권노갑 상임고문의 거취 결단이 임박했고 "전국의 호남과 김대중 세력을 대표하고 있다"고 자처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금명간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 ▲ 구 새정치민주연합이 친노·486·운동권의 더불어민주당과 비노·동교동계·구민주계의 안철수신당으로 분당된 가운데, 친노 정당인 열우당으로부터 역사를 기산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역사는 14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구 새정치민주연합이 친노·486·운동권의 더불어민주당과 비노·동교동계·구민주계의 안철수신당으로 분당된 가운데, 친노 정당인 열우당으로부터 역사를 기산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역사는 14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이렇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에는 DJ의 적자(適子)라 할만한 인물은 거의 남지 않게 된다. 이를 가리켜 앞서 28일 동교동계 중에서는 '선도 탈당'을 결행한 김희철 전 의원은 "당에 김대중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승려가 떠나는 게 아니라) 절이 떠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산증인들은 모두 당을 떠나고 한줌 친노·486·운동권들만 남은 상태에서는 '도로열우당'일 뿐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했다고는 말할 수 없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지난 2003년 친노들의 '분탕질' 끝에 DJ가 창당한 새천년민주당으로부터 분당된 열우당으로부터 역사적 정통성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당의 역사는 14년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나마 그 열우당은 창당의 주역이었던 정동영 전 당의장이 이미 "열우당 창당은 잘못"이었다고 사과한데 이어, 국민회의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조차 지난 29일 "열우당 창당에 앞장선 지난날의 정치적 과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호남의 희생을 바탕으로 패권의 싹이 자라나게 했다"고 사과해, 역사적 실패작으로 판명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줌 친노 세력들이 '도로열우당'을 붙든 채 "60년 역사"를 강변하면서 비민주적·패권주의적 당 운영으로 일관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016년을 앞두고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꿨다"며 "이 당명은 우리 당이 리얼리(Really), 트룰리(Truly) 더욱 더 민주적인 당이 돼라는 의미의 당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에는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하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본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레토릭(수사, 修辭)이나 졸속의 물타기용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수호하는 당명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은연 중에 당내 민주주의를 무시한 채 독주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행태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