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몸담은 당 떠나 착잡… 이대로는 안 되겠기에 출마지 선택"
  • ▲ 김유정 전 의원(사진 왼쪽)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주류·범친노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갑에서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은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박지원 전 원내대표(사진 가운데)의 통합캠프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김유정 전 의원(사진 왼쪽)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주류·범친노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갑에서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은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박지원 전 원내대표(사진 가운데)의 통합캠프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야권의 심장부' 광주광역시에 남은 주류 범친노(汎親盧)의 '최후의 요새' 북갑을 함락시키기 위해 김유정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유정 전 의원은 조만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특히 김유정 전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마침내 손학규계가 움직이는 것인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유정 전 의원은 2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민이 깊어서 그간 알리지 않았었지만, (광주 북갑에) 출마하기로 했다"며 "소신껏 고민한 결과,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으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5년 간 몸담았던 당을 떠나게 돼 마음이 여러 가지로 무겁고 착잡하다"면서도 "이런 모습을 국민이 (당에) 기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광주 북갑은 범친노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강기정 전 정책위의장의 지역구다. 광주의 8명 의원 중에서 김동철(광산갑)·권은희(광산을)·박주선(동)·임내현(북을)·천정배(서을) 의원 5명은 이미 더민주당을 탈당했고, 장병완(남)·박혜자(서갑) 의원은 탈당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기정 전 의장만 홀로 "광주 민심은 탈당이 아니다"라며 "더 통합하고 혁신하라는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김유정 전 의원의 출사표는 이처럼 '야권의 심장부' 광주에 남은 주류의 '최후의 요새'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지적이다.

    김유정 전 의원 또한 이러한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광주) 북구에서 중학교를 다녀 인연이 깊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출마 지역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25년간 몸담은 당이 친노패권주의에 잠식돼 망가진 상황에서, 광주 지역의 유일한 범친노 의원인 강기정 전 의장과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광주 북갑에 사무소를 마련한 김유정 전 의원은 곧 이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김유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은) 광주에서 먼저 하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 순서이고, 광주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예비후보 등록과 사무소 개소식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25년간 몸담았던 더민주당을 탈당한 김유정 전 의원은 향후 '안철수 신당'에 몸담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유정 전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대변인을 맡았고, 지난 2·8 전당대회에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통합캠프의 대변인을 지냈다.

    이번 탈당과 출마 결단을 내리기에 앞서 손학규 전 고문, 박지원 전 대표와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대표는 "잘 고민해서 판단해서 하라"며, 탈당을 만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관계자는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이 이미 탈당해서 '안철수 신당'에 합류해 있고,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도 거취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김유정 전 의원이 탈당과 함께 범친노 주류의 상징과 같은 중진 의원과 정면으로 맞붙기로 결심했다는 점은 정치적 의미가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