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를 'YS-DJ'에 비유하는 조국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 중 한 명이었던 조국 서울대 교수가 페이스북을 통해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를 YS와 DJ에 비유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조국 전 혁신위원은 8일 자신이 페이스북에 "새정치연합이 갈라지기 직전"이라면서 "호남 외 지역 인사들의 경우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이 많지 않겠지만, 분당은 수도권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천정배+안철수 당'은 수도권에서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새정치연합 후보를 떨어뜨릴 정도의 힘은 발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수도권 지역구에서 지역 기반이 탄탄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당선되기 어렵다는 잿빛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고언을 올렸다. 먼저 "범야권 통합전대는 필요하지만 새정치연합의 내분을 극대화하는 전대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공천혁신제도를 폐기하려는 일체의 시도 또한 반대했다.

또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막는 조치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사견을 전제해 실천안을 당헌·당규화 할 수 있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비대위에 문재인 대표도 안철수 전 대표도 N분의 1로 들어가면서 비대위원장을 다른 사람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최고위도 권한을 비대위에 넘겨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같은 조국 교수의 제안은 사실상 혁신위원회 시즌 2를 연상하게 하다는 점에서 친노 패권주의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 방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새정치연합의 혁신위 역시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위임받아 공천 룰과 윤리 기준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문재인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났지만, 중진 용퇴론 등을 거론하면서 사실상 비노계만 겨냥한 물갈이안을 내놨다. 안철수 전 대표로서는 들어간다면 들러리만 서는 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국 교수는 "이러한 절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각자 갈 길을 걸어야 한다"며 사실상 자신의 안이 문 대표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막 제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힘 대 힘으로 정리가 될 것이나, 이 과정에서 서로 싸우고 상처받고 패배의 책임을 상대에게서 찾는 일이 무한 반복될 것"이라면서 "1987년 YS-DJ 단일화 결렬의 후유증이 어떤 후과를 낳았는지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뜻은 비슷했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쉽게 양보하지 않았던 당시 대선을 회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시 YS와 DJ는 서로 "자신이 대권에 가야 승리한다" 자신하면서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고 결국 대선서 패배했다.

그러나 조국 교수의 이같은 설명에 따르면 오히려 양보해야 할 쪽은 문재인 대표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미 2012년 대선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더 위협적인 대권주자라는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뜻이 같다면 문재인 대표가 양보해야할 상황이었으나 문 대표는 욕심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 패했다. 진정한 기득권 내려놓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혁신이라고 외쳤던 혁신위원회가 당이 위기에 빠지자 또 새로운 혁신위원회를 만들자는 자가모순에 빠졌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