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 등 DJ 떠올리게 하는 당명 잇따라… 反文에 공감대 형성
  • ▲ 지난 달 18일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신당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이 신당의 당명을 '국민회의'로 정했다. 당색은 오렌지색으로 정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지난 달 18일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신당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이 신당의 당명을 '국민회의'로 정했다. 당색은 오렌지색으로 정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지난 11월 18일 신당 추진위를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창당행보에 돌입하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9일 신당의 이름을 '국민회의'로 정하고 당색을 '오렌지 색'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신당의 이름인 '국민회의'가 DJ가 선거에서 승리했던 '새정치 국민회의'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천정배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추진 경과를 설명하면서 새로 영입한 추진위원들을 소개하고 당명과 당색을 발표했다.

    천정배 의원은 "최종적으로 올라온 당명은 6가지 정도"라면서 "개혁"이나 "새정치" 같은 이런 저런 관형어를 붙이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국민회의'로 간명하게 정리했다"고 풀이했다.

    국민회의 장진영 대변인은 "일주일간 SNS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1400건이 넘는 당명을 공모받았다"면서 "마하트마 간디가 했던 정당 이름이자 50년 만에 평화적 정권교체를 했던 '새정치 국민회의'의 이름을 따 당명을 '국민회의'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회의'는 풍요롭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든 국민을 받는 열린 정당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당이 당명을 '국민회의'로 정하자 정치권에서는 당명이 안철수 전 대표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가 '새정치'이기 때문이다. 그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겠다며 정치권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가 '새정치연합'을 이끌고 당시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새정치'라는 이름은 사실상 안철수 전 대표의 지분이나 마찬가지다.

    만일 안철수 전 대표가 탈당해 천정배 신당에 합류한다면 비슷한 논리로 '새정치 국민회의'라는 당 이름을 떠올릴 수 있다.

    이 '새정치 국민회의'는 故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권교체를 이룬 선거에서 대선후보 당시 사용한 당명이다. 신당으로서는 승리를 부르는 이름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야권에서는 당명에 '민주'라는 이름이 없을 때 가장 화려한 시기를 보냈다. DJ뿐만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을 상징하는 당 이름도 '열린 우리당'이었다.

    때문에 천 의원의 당명은 친노(親盧)와 확실하게 각을 세우면서도 50년만에 정권을 교체한 DJ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네이밍코드인 셈이다.

    국민회의 관계자는 "당 이름 앞쪽에 여러 제안들이 나왔지만 결국 공란으로 비우게 됐다"면서 "당 이름을 짧게 하면서 열린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신당들이 들어서면서 합당할 가능성도 있어 비워놓는 것이 좋겠다는 포석도 일부 있었다"고 귀띔했다.  

    지난 10월 29일 창당발기인 대회를 연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의 '신민당'도 DJ를 떠올리는 이름이라는 점에서 '반 문재인-DJ 마케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천정배 의원은 일단 이자리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접촉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안 전 대표도 혁신전대 거론하면서 제 이름 꺼낸걸로 아는데 공개적 제안 외에 연락해오거나 한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안철수 대표는 현역의원이고 야권 정치에 큰 영향을 가진 지도자이기 때문에 우리와 비전을 같이 하면서 동참할 의향이 있다면 얼마든 함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당 색은 오렌지색으로 결정됐다. 장진영 대변인은 "오렌지 색은 오렌지 군단과 오렌지 혁명 등을 떠올리게 하는 젊은 색"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