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의원들 '1차 농성' 해제… "합리적 대화하며 회담 재개 준비할 것"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12일 대표최고위원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뒷배경으로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이 걸어놓은 펼침막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12일 대표최고위원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뒷배경으로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이 걸어놓은 펼침막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농어촌지방주권지키기모임 소속 여야 의원들이 각 당대표실 점거 농성을 마무리한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태도가 두 사람의 '그릇' 차이를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장윤석(경북 영주) 권성동(강원 강릉) 한기호(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황영철(강원 홍천·횡성) 염동열(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전북 정읍)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강동원(전북 남원·순창) 김승남(전남 고흥·보성)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의원 등 농어촌지방주권지키기모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11일부터 각 당대표실 점거 농성을 진행해 왔다.

    이날 정오에 열렸던 선거구 획정 관련 여야 지도부(당대표·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정개특위 간사) 4+4 회담장에서 대거 통폐합 위기에 몰린 농어촌 지역구 보전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이들 의원들은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당대표실 점거 농성을 하겠다고 예고했었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유성엽·황주홍·강동원 의원이 11일 국회 대표회의실을 점거하고 농성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표는 12일 대표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안보연구위원 위촉식 장소를 귀빈식당으로 변경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유성엽·황주홍·강동원 의원이 11일 국회 대표회의실을 점거하고 농성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표는 12일 대표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안보연구위원 위촉식 장소를 귀빈식당으로 변경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같은 소식을 전달받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밤새 점거 농성을 하면 춥지 않겠느냐"며 "점거 농성을 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비서실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12일 대표최고위원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에 앞서서는 농성하고 있는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위로 및 격려를 했다. 농성하는 의원들의 의사를 존중해 '농어촌 선거구, 단 1석도 줄일 수 없다'는 펼침막도 그대로 뒷배경으로 걸어둔 채 최고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측은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이 당대표실을 점거하러 올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겠느냐"는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전남·전북의 도당위원장(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과 황주홍 전남도당위원장)들이 대표실에서 농성을 하고 있던 12일에도 문재인 대표는 당초 대표회의실에서 열기로 돼 있던 안보연구위원 위촉식 장소를 귀빈식당으로 옮기는 등 위로와 격려는 고사하고 마주치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기색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1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기에 앞서 대표회의실에서 농성하고 있는 황영철 의원 등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위로 및 격려하고 있는 가운데, 원유철 원내대표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1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기에 앞서 대표회의실에서 농성하고 있는 황영철 의원 등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위로 및 격려하고 있는 가운데, 원유철 원내대표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와 관련, 농성에 참여한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들이 사사로이 농성하는 것도 아니고, 300만 농민과 5000만 국민을 대표해서 농성을 하는 것"이라며 "양당 대표의 대응은 농어촌 지방 선거구에 대한 애정과 두 사람의 그릇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냈다"고 씁쓸해 했다.

    한편 새누리당 장윤석·한기호·황영철·염동열 의원과 새정치연합 유성엽·황주홍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흘간 진행했던 당대표실 점거 농성을 마무리하지만 앞으로도 농어촌 선거구 사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농어촌지방주권지키기 의원모임의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41일간의 국회 로텐다홀 농성을 시작으로 두 차례 상경집회를 가졌으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양당 대표실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며 "그럼에도 선거구 획정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농어촌의 주권과 대표성이 지켜지길 염원한 농어민에 대한 배신이자 기만"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밤을 새워 협상하겠다던 여야 지도부는 단 몇십 분만으로 마지막 협상을 끝내버렸다"며 "추가 회동마저 없다는 무책임한 발표는 과연 여야 지도부가 선거구 획정을 위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반문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황주홍 의원과 새누리당 황영철·장윤석·한기호·염동열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1차 농성 해제 사실과 함께 농어촌 지역구 사수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을 다짐하는 사실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황주홍 의원과 새누리당 황영철·장윤석·한기호·염동열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1차 농성 해제 사실과 함께 농어촌 지역구 사수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을 다짐하는 사실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황영철 의원은 여야 지도부가 조속히 선거구 획정 논의를 재개할 것을 요구하면서 "농어촌·지방의 의석 수가 단 1석도 줄어들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유성엽·강동원·김승남·황주홍 등 야당 의원들은 별도의 성명을 내고 "농어촌 선거구 문제가 반드시 해결될 수 있도록 모든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겠다"며 "이번 대표 회담에 참여한 여야 지도부를 상대로 합리적인 대화 과정을 전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 야당 의원들은 이날의 당대표실 점거 농성 해제를 '1차 농성을 푼다'고 표현하며 "조만간 여야 대표 회담이 재개될 때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